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중간 심사… “경쟁 제한 가능성 있어”

대한항공 “통상적 절차… 최종 승인 끌어낼 것”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중간 심사보고서를 통해 합병 시 여객과 화물 운송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중간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를 발부했다.

17일(현지시각) EU 경쟁당국의 중간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한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간 4개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봤다. 또 모든 유럽과 한국 간 화물 운송 서비스 제공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

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노선에서 승객과 화물을 가장 많이 운송하는 항공사가 돼 대안이 사라질 수 있다”며 “다른 경쟁사들은 서비스 확장에 대한 규제에 직면해 있어 합병 법인과 충분한 경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항공 운송 서비스의 가격 인상 또는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U 경쟁당국은 다만 “중간 심사보고서 발송으로 최종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시정 조치를 지속해 협의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의 중간 심사보고서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따른 통상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중간 심사보고서에 포함된 경쟁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2년여 간의 사전 협의를 거쳐 지난 1월 1단계(예비) 심사에 착수했다. 이후 2월부터 2단계(최종) 심사를 진행 중이다. EU 경쟁당국은 오는 8월 3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EU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