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전두환 손자와 주먹밥 빚은 이준석 “이러려 했던 건 아닌데”

김수연 2023. 5. 1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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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전야제현장에서 주먹밥을 함께 만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씨는 "주먹밥의 의미를 몰랐는데 알고 나니 뜻깊다"며 "5·18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많은 희생을 하셨는데 그것을 기리기 위해 전야제 행사하느라 모여계시는 것 아니냐. 오늘 이곳에 계신 분들도 주먹밥 드시고 힘내셨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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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지 참배 후 전야제 행사장서 우연히 만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씨(맨 앞줄 가운데)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 오른쪽)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주먹밥’ 나눔 행사에 나란히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 공동체를 재현한 ‘시민난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광주=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5·18 민주화 운동 전야제에서 주먹밥을 함께 만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우원씨는 17일 오후 4시10분쯤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펼쳐지는 5·18 전야제 사전행사 ‘오월시민난장’에 참석했다. 전씨 방문에는 5·18 기념재단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전씨는 먼저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에서 운영하는 ‘주먹밥 나누기’ 부스를 찾았다. 오월어머니집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 과정에서 숨지거나 구속·부상을 입은 피해자 가족들의 여성 모임이다.

전씨가 부스 안으로 들어서자 어머니들은 “어서 오라”며 환영했고, 전씨는 차례로 이들과 포옹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전씨 손에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워주며 “함께 주먹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먹밥은 5월 항쟁 당시 여성들이 시민군에게 만들어 나눠줬던 음식으로, 광주 공동체가 실천했던 나눔과 연대, 오월의 대동정신를 상징하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5·18 민주화 운동 제43주년 기념일을 앞둔 17일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묘비를 어루만지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광주=뉴스1
 
전씨가 한창 주먹밥을 만들고 있을 무렵 이준석 전 대표도 우연히 같은 부스에 들렀다. 두 사람은 김 관장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서서 약 5분간 서툴지만 꼼꼼하게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갑자기 이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같이 (주먹밥을) 하게 됐다”며 너스레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전씨가 만든 주먹밥은 의미가 있어서 시민분들이 하나씩 가져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씨는 주먹밥을 만든 뒤 취재진에게 ‘주먹밥의 의미’를 묻기도 했다.

전씨는 “주먹밥의 의미를 몰랐는데 알고 나니 뜻깊다”며 “5·18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많은 희생을 하셨는데, 그것을 기리기 위해 전야제 행사 하느라 모여계시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곳에 계신 분들도 주먹밥 드시고 힘내셨음 좋겠다”며 “주먹밥의 대동정신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인데 그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큰 뜻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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