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폭력에 하반신 마비된 女···17일간 전국 끌려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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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전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여성이 남편에게 돈을 뜯기고 차에 감금된 채 17일간 전국으로 끌려 다녔다.

16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강도, 상해,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남편 A(3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3일 경기 군포 한 모텔에서 아내 B(37)씨가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해 전치 4주의 골절상을 입혔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협의이혼 했으나 이혼 후에도 동거를 이어갔다.

A씨는 B씨에게 “너로 인해 소비한 시간과 정신적, 금전적 손해 보상으로 3250만원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동거를 그만두고 싶었던 B씨는 부모 집으로 도망쳤지만 화가 난 A씨는 지난해 9월 16일 B씨를 집으로 끌고 와 폭행을 일삼았다. 결국 B씨는 뇌졸중과 하반신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B씨를 병원에 데려가기는 커녕 자신의 차에 감금한 상태로 17일간 전국을 떠돌았다. 서울, 경기 화성, 강원 강릉·정선, 대구 동구, 충남 천안, 충북 충주, 전남 목포·나주, 경북 김천 등 각지로 A씨를 끌고 다녔다.

A씨는 감금 상태의 B씨를 계속해서 폭행·협박해 주식을 매도하게 한 뒤 3000만원을 빼앗았다.

경찰에 입건된 상태에서도 B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150회 가량을 보내면서 스토킹 행위를 했다.

A씨는 법정에서 “B씨와 여행을 떠났는데 몸싸움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B씨가 넘어져 상해를 입은 것”이라면서 “여행경비 등 비용도 B씨 스스로 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가 입은 상해 정도가 중하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A씨가 B씨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증거와 법리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유진 인턴기자 jin02114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