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치면 다 좋죠” 이승엽 감독에겐 28번의 행복…’양들의 아치’가 아니었다[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우리 선수가 치면 다 좋죠.”
두산 이승엽 감독은 1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어떤 선수의 홈런 타구를 바라보는 게 가장 기분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타자마다 특성이 다르고, 스윙 궤적과 매커닉이 다르다. 발사각이나 속도도 당연히 다를 것이다. 영양가를 떠나, 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스윙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다 좋죠. 우리 선수가 치면 다 좋죠”라고 했다. 현실적인 대답. 두산은 이날까지 팀 홈런 28개로 2위. 이 감독은 개막 후 28번이나 행복했다. 물론 자신의 데뷔전이자 생애 첫 승을 이끈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의 4월1일 개막전 끝내기홈런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긴 할 것이다. 이 감독도 이 부분을 얘기했다.
다만, 이날만큼은 이 감독이 더 고무적이었을 것이다. 최근 잘 맞는 양의지와 양석환이 아닌, 선발라인업에 돌아온 김재환과 부진하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홈런을 합창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3회 무사 2루서 키움 정찬헌의 투심을 공략해 도망가는 우월 투런포를 쳤고, 로하스는 6회 선두타자로 나가 하영민의 초구 포심을 통타해 우월 솔로포를 날렸다.
김재환은 이날 홈런을 포함해도 34경기서 타율 0.264 3홈런 14타점, 로하스 역시 이날 홈런을 포함해도 34경기서 타율 0.204 7홈런 17타점이다. 두산은 선발전원안타를 쳤고, 이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5연승했다. 그러면서 안 맞던 타자들이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기억까지 남겼다.
두산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에서 강세를 보인다. 막상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였던 이승엽 감독은 홈런보다 기본에 충실한 야구, 스몰볼을 중시하는 게 이례적이지만, 객관적 전력이 리그 최강이라고 볼 수 없는 두산으로선, 언제든 대포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상대 팀들에 인식시켜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김재환, 로하스, 양의지, 양석환의 시너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젊은 투수가 데뷔 첫 선발 등판한 경기서 야수 형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타격을 해줬다. 홈런을 친 김재환, 로하스 뿐만 아니라 모든 타자들의 타격이 좋았다. 이원재는 좋은 경험을 했다. 불펜 투수들이 나머지 이닝을 잘 책임져주며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사진 = 고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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