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짠물 소비
필수가 된 편의점·통신사 할인…라면 불티, 업계 빅3는 ‘호실적’
직장인 A씨(31)는 얼마 전 스마트폰에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았다. 먹거리 물가가 급증한 탓에 편의점 커피와 도시락을 찾는 일이 잦아져서, 앱을 이용해 할인 등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빵집이나 카페에서 결제할 때도 통신사 멤버십 할인을 잊지 않는다. 귀찮다는 이유로 몇 백원 할인을 건너뛸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월급과 물가를 고려하면 한 푼이 아쉽다.
불경기와 물가 상승 영향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거나 최대한 알뜰하게 사려고 하는 ‘불황형 소비’가 지속되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지역 짜장면의 평균 외식비는 7000원(6915원), 삼겹살 200g은 2만원(1만9236원)에 근접했다. 냉면, 비빔밥, 김치찌개 백반, 삼겹살, 짜장면, 삼계탕, 칼국수, 김밥 등 8개 조사 품목에서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건 김치찌개 백반과 짜장면, 칼국수, 김밥 등 4가지뿐이었다. ‘점심값 1만원’ 시대에 구내식당을 찾거나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가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도 ‘짠물 소비’가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도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잘 팔리는 대표적 품목이다. 이런 분위기에 NHN데이터의 ‘2023 상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지난달 기준 해외직구 앱과 중고품 쇼핑 앱 설치 수는 작년 10월보다 각각 24.6%, 14.2% 늘었다. 종합쇼핑 앱의 상승률(6.9%)을 훨씬 웃돈다. 설치 수 증가율이 높은 쇼핑 앱 8개 중 5개는 공동구매 앱이었다.
식품·배달 카테고리에선 저가 커피 브랜드 앱 이용이 늘었다. 편의점 앱은 6개월간 증가율이 25.6%에 달했다. NHN데이터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속에서 편의점들이 저렴한 도시락을 출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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