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액션·드라마를 이 한 판에…‘인도네시아가 우승한 날’
[앵커]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맞붙은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이 퇴장과 난투극으로 얼룩졌습니다.
코미디에 액션 극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신태용 감독이 다른 연령대를 맡기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강호 태국을 상대로 두 골을 먼저 터뜨리며 앞서갔습니다.
태국이 한 골을 따라붙으며 거센 추격을 펼쳤고, 이제 후반 추가 시간 7분도 모두 다 흐른 상황.
코미디 한 편이 시작됩니다.
주심의 짧은 휘슬 소리와 함께 인도네시아 선수단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데….
다시 들어보니 휘슬 소리는 단 한 번, 세 번 울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는 재개됐고, 이번엔 드라마가 연출됐습니다.
태국이 극장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2대 2 원점으로 돌린 겁니다.
이 순간 장르는 액션으로 돌변했습니다.
태국이 인도네시아 벤치 앞까지 달려가 기쁨을 만끽하자, 소림축구를 방불케 하는 난투극이 시작됐습니다.
가까스레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고, 인도네시아가 다시 앞서 나간 순간 한층 더 격렬해진 두 번째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두 팀 선수단이 뒤엉켜 그라운드가 난장판이 됐습니다.
레드카드만 4장이 나온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평정심을 잃은 태국에 두 골을 더 몰아치며 32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습니다.
[신태용/인도네시아 축구 감독 : "승리를 갈망하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기고요. 끝나면 다 착한 친구들이라서 금방 화해하고 다들 수고했다고 인사하고 그렇게 하더라고요."]
2023년 동남아시아게임 축구 결승전은 여러 장면을 연출해 두 나라에 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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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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