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발언·산불 술자리·식단 차별’ 도지사…충북 민심 어쩌나 [뉴스+]
‘의병 도시’ 제천 ‘분노’, 산불 중 술자리에 지역 홀대론까지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여론조사 부정평가가 긍정평가 넘어서
김영환 충북지사가 연일 구설에 오르며 민심을 잃고 있다. 친일파 발언과 산불 중 술자리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 지사는 최근에는 학생 식당에서 따로 ‘특식’을 누린 것이 알려지면서 ‘식단 차별’ 비판까지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김 지사와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충북학사 기숙사에서 정책간담회를 진행한 후 수행원들과 함께 한 식사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학생들이 카레밥과 된장국, 단무지를 먹는 동안 김 지사와 국회의원, 수행원들은 전복내장밥에 아롱사태 전골, 돼지갈비찜과 장어튀김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달아 논란이 불거진 김 지사 행보는 물론 충북은 주요 도정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16일 제천을 찾아 도정 보고회를 열었으나, 지역 체육단체 거센 반발로 곤욕을 치렀다. 제천시체육회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회원과 시민 500여명은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에서 제천시가 배제된 데 대한 김 지사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제천시민이 느끼는 박탈감, 상실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체조경기 개최지를 변경하는 문제를 대한체육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히고 건의문을 건네받은 뒤 제천시청으로 향했다.
안성국 제천시체육회장은 “제천시는 체조도시로 불릴 만큼 체조대회를 가장 많이 유치하는 곳으로, 대한체조협회도 대회 규정에 따른 훈련장이 마련된 제천시에서 체조경기 유치를 희망했다”고 설명하며 “어떻게 제천시가 아닌 청주시가 체조경기 개최지로 결정됐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가 욕설을 하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도지사에 대한 충북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친일파 발언에 이어 산불 중 술자리 논란을 야기한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면서 그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리얼미터의 3월과 4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친일파 발언’ 논란이 반영된 3월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에 대한 부정평가는 전달보다 7.2% 포인트 악화했다. 이어 제천 밤샘 산불 상황에서도 충주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4월 여론조사에서도 그에 대한 부정평가는 3월보다 9.4% 포인트 상승했다. 3월 여론조사 때 긍정평가는 전달보다 7.0% 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왔으나 4월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는 5.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매우 잘함 응답은 24.6%에서 16.6%으로 낮아진 반면 매우 잘못함은 24.4%에서 32.3%로 늘었다.
2개월 연속 부정평가가 늘면서 김 지사에 대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비율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처음 역전했다. 광역지자체장 중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많은 지역은 서울과 대전, 충북뿐이다. 리얼미터는 김 지사의 지지확대지수를 14.5% 포인트 하락한 75.1점이라고 진단했다. 전달 83.8점보다 8.7점 낮췄다. 지지확대지수는 당선 득표율을 기준으로 긍정평가의 상승 또는 하락 정도를 비율로 나타내는 것으로, 100점을 미달하면 선거 때보다 지지층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3월24일부터 4월1일까지 충북도민 1000명을 상대로 자동응답방식 전화 임의걸기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리얼미터는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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