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마셔도 된다고? 과기정통부 “영국 학자 개인 의견”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발언 진화
“시찰 범위 외교부 통해 논의 중
어느 전문가가 갈지 선정 단계”
최근 방사능 분야를 연구하는 영국 원로학자가 방한해 “정화 처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ℓ를 마실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설명으로 보인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발언을 한 웨이드 앨리슨 교수는 평소에 방사능 안전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여러 가지 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인 앨리슨 교수(사진)는 40여년간 입자물리학과 방사능 분야를 연구한 학자다. 그는 지난 15일 한국원자력학회와 과기정통부 유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 나와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물을 1ℓ 마신다고 해도 방사능 수치가 자연적인 수치 대비 80% 추가로 오르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는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라고 일본의 방침을 거들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알프스로 정화해 저장한 물의 66%는 방사능 기준치를 넘는 게 문제다. 많게는 기준치의 1만9000배를 웃돈다. 이 같은 수치는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앨리슨 교수 발언이 오염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 시찰단을 일본에 파견하려는 현시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과 관련해 “시찰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는 외교부를 통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어느 전문가가 일본에 갈지는 선정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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