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억 전세금 못 준다더니…30억 짜리 제주도 호텔 산 집주인
[KBS 부산] [앵커]
KBS는 지난번 중구의 한 빌라 주인이 전세 계약금을 위조해 근저당 대출을 더 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요.
주인이 가지고 있는 빌라, 호텔을 모두 조사했는데, "전세금 내줄 돈이 없다"던 이 집주인.
제주도에 몇십억짜리 호텔을 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집을 담보로 빌린 근저당 금액도 200억 원이 넘었습니다.
김옥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입자 절반 가량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부산 중구의 한 빌라입니다.
계약이 끝나가던 지난해 1월,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주인 이 모 씨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정 모 씨.
집주인의 읍소에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연장하며, "전세금이 마련되면 언제든지 나가게 해 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연락조차 안 됩니다.
[정○○/세입자 : "단순히 집주인이 힘들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연장해달라는 거 해주고 기다렸는데…. 뒤통수 맞은 거죠."]
혹시 나 말고도 전세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세입자가 더 있지 않을까, 서로 수소문을 하던 지난해 7월.
집주인 이 씨는 제주도의 한 호텔을 매입한 것으로 KBS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의 유명 관광지에 들어선 이 호텔은 4층짜리 천 제곱미터 규모로, 객실이 30개에 달합니다.
매매가는 31억 원 상당입니다.
이것 말고도 이 씨가 가지고 있는 빌라와 호텔을 모두 조사해 봤는데, 담보로 빌린 근저당 대출 금액이 최소 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 빌라 세입자이던 딸이 전세금을 받지 못해 법적 소송까지 한 윤 모 씨.
집주인의 행태에 말문이 막힙니다.
[윤○○/세입자 어머니 : "재산도 있고, 능력도 있는 사람들이 세입자 돈은 해결해 줄 생각은 안 하고, 자기 재산 불리려는 생각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이래서 돈 없으면 서러운가 싶기도 하고…."]
집주인 이 씨가 200억 원을 빌리고 30억짜리 호텔을 사는 사이, 이 씨와 동업자 소유 건물의 세입자 180여 명은 전세 사기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전세금이 사실상 전 재산인 20~30대 청년입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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