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대 통합 수순 돌입...교수회의, 부산대와 글로컬사업 찬성
찬성 41명으로 과반 넘어
재학생, 총동문회 거센 반발 예고
부산교육대의 최종 의결기구인 교수회의가 부산대와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두 대학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2017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향후 통합이 성사되면 유·초·중등과 특수교육을 아우르는 전국 최초의 교원양성 특화대학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부산교대 재학생과 총동문회의 거센 반발로 통합 절차 진행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비대면으로 열린 부산교대 교수회의는 이날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결과를 추인하는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했다. 교수회의 참석대상 인원은 전체 교수 82명 중 총장과 연구교수 등 7명을 제외한 75명이다. 이 가운데 68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찬성 41명(60.29%), 반대 27명(39.71%)로 집계됐다. 대학 측은 당일 부산교대 학부생들과 총동창회의 반발이 거세자 회의 시작 불과 10분 전인 오후 4시50분에 서면회의 진행 안내문자를 보냈다. 이날 투표는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진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교대 한 교수는 “대학본부 측에서 ‘국가적인 재난·전염병·기타학사운영에 불가피한 경우 서면회의로 진행할 수 있다’는 학칙을 제시하면서 서면회의로 급하게 변경했는데, 대학 통합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모바일 투표로 결정해도 되는 것인지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부산교대 측은 교수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대에 글로컬대학 사업 공동 참여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회의에 앞서 지난 15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학부생 대표 2명을 제외한 교수 교직원 대학원생 등 구성원 11명이 모두 글로컬사업 참여에 찬성 의사(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4면 보도)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산대는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에 돌입한다. 예비지정 신청서 접수 마감은 오는 31일까지로, 2주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촉박한 상황이다. 두 대학은 공동으로 글로컬사업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무 절차를 준비할 계획이다. 예비지정 신청은 대학의 준비 부담을 고려해 5쪽 이내의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글로컬대학위원회와 교육부는 다음 달 15곳 안팎의 예비지정 대학을 발표한 뒤 평가·심의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약 1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10월 초 이의신청 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성화 지방대학’으로 최종 지정된다.
앞서 부산대는 이달 말 정부의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신청서 접수를 앞두고 지난달 21일 부산교대에 ‘글로컬대학에 공동 지원하며 종합교원 양성 체제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에 함께 지원하자는 것으로, 이는 두 대학의 통합을 의미한다. 국립대가 통합해 글로컬대학에 지원할 경우 지원금이 1.5배 책정돼 5년간 최대 1500억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부산교대 캠퍼스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은 지난 3월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글로컬대학 1차 예비 심사에서 우대받는다. 라이즈 시범지역 소재 대학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을 신청할 경우, 평가 항목 중 ‘지역 실행체계(10점)’에서 별도 자료 없이 만점을 받는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통합 반대가 거센 부산교대 재학생을 설득하고, 두 대학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날 부산교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운동장에서 임시 학생 총회를 열고 글로컬 사업 중단 등을 포함한 학생 요구안을 채택하고, 릴레이 동맹 휴업을 이어가기로 의결했다.
부산대 장덕현 기획처장은 “글로컬사업에 선정될 경우 내년 10월 말까지 교육부에 두 대학의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부산교대 학부생들의 우려가 없도록 충분히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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