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민주주의의 뿌리” 민주묘지 참배한 문재인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추모기간 중에 묘역 찾아
“헌법 개정 못해 안타까워”
이준석 전 대표 등도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이한열 열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 | 권도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하루 전인 1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했다. 5·18 추모기간에 묘지를 참배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문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라며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문 전 대통령 곁에는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함께했다.

문 전 대통령은 5·18민주묘지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 있는 ‘민주의 문’에서 방명록에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고 썼다.

추념탑 앞에서 헌화·분향한 그는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활동하다 숨진 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은 뒤 국립묘지 2묘역과 민주열사들이 안장된 민족민주열사묘역(구 망월묘역)을 차례로 방문해 참배했다. 민족민주열사묘역 출입로 바닥에 있는 ‘전두환 비석’은 밟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5·18민주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며 “전 국민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렇게 누리는 것은 5·18 항쟁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 “재임 중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더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월 어머니들과 만난 뒤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했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이 전 대표는 “5·18뿐만 아니라 그 외 다른 민주화운동의 역사 모두 헌법 전문에 기록할 가치가 있다”며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도도하게 흘러온 5·18 정신의 강물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도록 더 노력하고 정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이곳에서는 오전 9시30분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는 5·18 민중항쟁 제43주년 추모식이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유족과 정치인, 공법단체장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