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큰 농장에 몰렸다…‘자가 접종’ 화근 됐나

박진수 2023. 5. 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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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지 일주일입니다.

4년여 만이라 방역 당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축산농가 10곳에서 확인됐는데, 청주 한우 농가에서 첫 감염 사례가 나온 뒤 가까운 증평군까지 번졌고, 염소 기르는 곳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유입된 건지 정확한 경로는 조사가 필요하지만 유전형을 분석해보니 동남아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비슷합니다.

인근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우리나라 가축의 90% 이상이 구제역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현장 상황 어떤지, 박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제역이 확인된 농장은 모두 10곳, 최초 발생지점에서 13km 떨어진 곳까지 확산했습니다.

축사 사이 거리도 가깝습니다.

[발생농장 인근 주민/음성변조 : "굉장히 다닥다닥 붙어있고. (인근) 지역에서만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가 다 보여요."]

좁은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항체 부족 때문입니다.

이번에 구제역이 확인된 한 한우 농가의 경우 항체 형성률이 24%입니다.

정부 최소 기준인 80%에 못 미칩니다.

[김인중/농림축산식품부 차관 : "실제 청주시에서 경험적으로 항체검사를 한 결과, 지금 구제역이 발생한 대부분의 농가들이 항체 형성률이 낮더라…"]

백신이 제대로 접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소 50마리 미만 사육 농가는 예산으로 공공기관이 정한 수의사 등이 접종을 하지만, 규모가 그 이상이면 농가 스스로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축산물 품질이 떨어지고, 송아지 유산 사례까지 생긴다며 '자가 접종'을 꺼리는 농가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한우 사육 농가/음성변조 : "엉덩이 쪽에 (백신을) 놓으면 고기가 굳는다고. 그럼 그 부분을 도려내야 된다고 여기 정육업자들은 얘기하거든. (백신을) 안 놓는 농가들이 사실 있다고 봐야죠."]

접종률이 높아 사실상 집단 면역 상태라는 정부 판단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호성/전북대 수의학과 교수 : "국가가 나서서 전체를 수의사가 접종 하는 게 사실 맞습니다. 근데 지금 현재 여건상 또 다른 문제는 그것을 시행할 인력들이나 이런 것들이 지금 원활하게 되어 있지 않거든요."]

정부는 당장 자가접종 방식을 바꾸긴 어렵다며, 먼저 제대로 접종이 진행됐는지 사후점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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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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