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술판 벌인 이들…이틀째 도심 점거해 집회 ‘민폐’
출퇴근길 시민 이틀째 불편 겪어
밤새 소음 신고 80여건 접수돼
17일 오전 8시가 넘은 출근시간. 서울시청 광장과 동화면세점 앞 도보에는 노숙 집회를 이어간 건설노조원들이 잠자리를 정리하고 이날 열릴 집회를 위한 대열을 준비하고 있었다. 근처에는 전날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술들이 뒤섞여 분리수거도 되지 않은 채 묶여 있었는데, 전날 노조 차원에서 배부했던 은박 돗자리 같은 것들도 잔뜩 쌓여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오후가 돼서야 처리 용역들이 정리를 했다.
집회가 열린 서울 시청 인근은 각종 기관과 회사가 많아 출근하는 인파가 많은 지역이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집회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광화문에서 수서로 출근하는 직장인 A씨(62)는 “평소와는 달리 광화문 교차로에서 5분은 더 지체했던 것 같다”며 “출근길이 바쁜데 집회로 인해 건설노조원들에 대한 인식이 더 안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 모씨(37)도 “전날 먹은 음식과 도시락 같은 것들이 잔뜩 쌓여있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했다.
본집회가 열리는 세종대로 바로 옆에 있는 건물에서 일하는 박 모씨(30) “어제 2시쯤에는 옆사람이랑 아예 대화가 안될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며 “회의 진헹도 어려워서 원래 대면 회의하려던 걸 메신저로 돌려 회의를 했고, 업무 집중 안 되는 동료들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본집회가 열리는 도중에는 청계천 앞을 지나가는 직장인들이 두 귀를 꼭 막고 지나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건설노조의 집회로 불편을 호소하는 112 신고도 속출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이 16일 집회가 끝난 뒤 인도에서 노숙한 것을 제지하지 않은 경찰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전날 밤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동화면세점, 코리아나호텔 앞 인도 등에서 노숙하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소동도 벌어졌다. 일부 참가자가 허가받지 않은 곳에 무단으로 텐트를 설치하고 음주·고성방가 등을 해 이와 관련된 112 신고도 4건 이상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 도심의 인도에서 벌어진 노숙 자체에 대해선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람이 아예 통행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형법상 교통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이번 집회 과정에선 그와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건설노조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숙 자체는 폭행, 공공기물 파손 등 법령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대만보다는 일본이 더 좋다”…세계 최고 부자의 선택, 이유는 - 매일경제
- 배달 음식 포장지에 ‘尹 퇴진’ 스티커가…“돈쭐 내자” vs “신고해야” - 매일경제
- [단독] 정부 “K배터리 3사, 수주액 1000조 시대” - 매일경제
- “더워서 대박났다”…5월 때이른 고온에 판매 불티난 제품들 - 매일경제
- “커피 말고 ‘자허블’ 주세요”…스타벅스서 7천만잔 팔린 이 음료 - 매일경제
- 경찰, 남태현·서민재 ‘필로폰 혐의’ 구속영장 청구 - 매일경제
- 3시간 민폐, 사과는 한줄 … 명품 구찌의 싸구려 매너 - 매일경제
- “미세먼지 아니었어?”…알고보니 시멘트 가루 - 매일경제
- ‘루나·테라’ 8000억원대 자전거래한 국내 거래소는 ‘빗썸·코인원·고팍스’ - 매일경제
- 토론토 단장 “류현진, 현재 불펜 소화중...다음달 타자 상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