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강남역 7주기에 이어진 추모·연대

김송이 기자 2023. 5. 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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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6주기인 지난해 1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인근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모여 추모제를 열고 있다. 2022.5.17 / 이준헌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 발생 7주기인 17일 시민들의 추모행동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졌다. 추모행렬에 나선 이들은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동시에 젠더폭력과 백래시(반발)가 이어지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추모행사가 열렸다. 서울여성회 등 34개 여성·시민사회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이들은 “젠더폭력은 사회구조적 성차별을 없애지 않는 한 근본적 해결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 필요한 정책은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성평등 전담부처의 강화”라고 밝혔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부회장은 “현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며 대놓고 여성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받고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있음을 환기하고, 거대한 백래시에 맞서 젠더 폭력을 끝장낼 연대의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오늘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은선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 신당역 젠더 살인사건, 인하대 강간 살인사건 등이 이 사회가 여성을 어떤 존재로 취급하는지 나타내고 있다”면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눈앞의 부당함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를 내칠수록 우리는 더 큰 힘으로 뭉칠 것’이라 말할 것”이라고 했다.

조혜원 추모행동 기획단원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페미니스트 동료와 여성들은 스스로를 강남역 세대라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면서 “7년 동안 기억의 힘을 잃지 않도록 서로를 독려해주고 그 자리를 지켜온 여성들이 있어 사회는 조금씩 변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퇴행을 거슬러 페미가 바꾼다” “여성폭력 묵인하는 국가가 주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성차별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결심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추모 포스트잇 공유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살아있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우연히 살아남았다”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게시했다.

한편 같은 시각 추모 행동이 열린 10번 출구 맞은편에선 신남성연대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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