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무정부 상태 ‘아이티’에 국제사회 대응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국토 대부분을 갱단이 장악하는 등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처한 아이티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15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 위치한 자메이카를 방문해 앤드류 홀니스 총리와 아이티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아이티의 비극적 상황이 카리브해 지역과 그 너머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갱단의 폭력과 싸우는 아이티 경찰을 돕기 위해 국제군을 창설해달라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의 간청에 어느 나라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작전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티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혼란이 극심해지며 국토의 80%를 갱단이 장악한 상태다.
모든 선출직 공무원의 임기도 종료돼 사실상 국가 기능이 마비됐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에만 600명 이상이 살해됐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400명 넘게 납치되는 등 매일같이 여러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몇달 동안 살해된 경찰도 수십명인 것으로 보고됐다.
갱단의 횡포에 분노해 이에 맞선 아이티 군중의 무장 폭력도 증가하고 있다. 아이티 주민들은 소위 자경단 활동을 하며 최근 몇주 동안 갱단원 수십명을 살해했다. 유엔에 따르면 갱단에 대항한 아이티 주민들의 무장 폭력에 지난달 갱단원 최소 164명이 집단 폭행 등을 당했다.
인도주의적 위기도 심각한 상황이다. 유니세프는 아이티에서 올해 아동 11만명 이상이 영양실조로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8만명보다 30% 이상 높아진 수치다. 갱단 폭력이 증가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와 병원도 늘어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아이티와의 연대는 단지 관대함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면서 “아이티의 현재 상황은 전체 지역과 안보에 위협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자기 이익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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