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간호법은 죄가 없다" 현직 교수가 지적하는 '증폭된 불안감'의 정체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 간호법, 간호사만 챙기는 법 아냐... 국민들 제대로 간호받도록 하는 법
- 간호법이 갈등 제공? 기존에 있던 업무 범위 갈등 터진 것
- 대리처방·수술 거부...의료법상 간호사가 하면 안 되는 일 많아
- '간호사 단독 개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지역사회·병원 독자 개업 불가
-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으로 명시된 것
- 응급구조사 업무도 명확히 규정돼야...누구든 환자에 빨리 대응할 수 있어야
- 간호법 반대는 불안감과 걱정에 근거한 것...반대 이유 안 돼
- 간호사·간호조무사·응급구조사 모두 업무 범위 바로 세우는 작업 필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 진행자 > 윤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당장 내일이었던 의사들의 총파업은 유보됐지만 간호계는 단체행동에 돌입했는데요. 이런 논란 속에서 근본적으로 간호법 왜 필요했던 것인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자세히 짚어주실 분 연결했습니다.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장숙랑 교수님입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장숙랑 > 네.

☏ 진행자 > 간호법 두고 의료계 찬반 대립이 극심합니다. 이런 대립 끝에 윤 대통령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간호 업무의 탈의료기관화로 국민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라고 얘기하면서 거부권 행사했는데요. 먼저 지금의 갈등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장숙랑 > 간호법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원인을 제공했다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보건의료 직종들이 그동안 업무범위 때문에 현장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의구심이 있었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간호법 제정 운동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동안 업무 범위가 현장마다 다 불명확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간호법 제정을 하면서 간호사가 업무 범위를 바로 세우겠다 또 명확하게 정리해 보겠다고 하니까 나머지 직역들은 각자의 범위가 축소되거나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나온 거고 그게 극대화돼서 갈등 양상으로 퍼졌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간호법은 간호사 직역만의 업무만 챙기겠다는 법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간호를 받아야할 국민들이 제대로 간호를 받도록 하자라는 법이에요. 관심은 아픈 국민들을 향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정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직역 간의 오해가 이런 불안감이 표출이 된 건데 이걸 상호 이해를 도모하면서 함께 중지를 모으는 작업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은 상당히 많이 남고요. 그동안 보건의료 영역에서 우리가 이런 식의 여러 직역 간의 업무 범위에 대한 갈등이나 이런 것들을 푸는 기제가 전혀 없었구나라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됐고, 앞으로 간호계도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상호 이해를 도모하고 중지를 모으는 작업에 또 열심히 임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진행자 > 간호법 법 자체는 죄가 없다. 오히려. 오해와 불신 이런 것들, 그리고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 이런 것들 부재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의 원인이다, 이렇게 진단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간호협회는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한 거 두고 단체행동을 예고했는데 특히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 지시를 거부하겠다. 말하자면 준법투쟁이라고 해야 되나요. 불법적인 업무 불법적인 업무 지시라는 게 뭡니까?

☏ 장숙랑 > 병원마다 사실 상급종합병원과 같은 곳에는 전공의들이 있잖아요. 인턴, 레지던트 등 그런 의사 인력들이 코로나19 과정 동안에도 그렇지만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지금도 사실 마찬가지인데요. 이렇게 의사 인력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진료 보조 인력, 즉 영어로 하면 PA라고 부르는 간호사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부족한 부분에 의사 인력들이 해야 되는 여러 업무들, 수술을 보조하거나 야간에 입원했을 때 의사의 어떤 처방을 대신해서 처방한다든지 이런 식의 일들을 간호사에게 부여하고 그 일을 하는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실 오늘 이 시간에도 활동하고 있고요. 그런데 사실상 의료법상으로 보면 간호사가 하면 안 되는 일들을 부여받아서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전공의 부족 부분의 역할들을 채워넣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암리에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의무기록지 대리기록하기도 하고 채혈이나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이런 것들도 간호사에게 업무 부여가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동안 의료법 하에서 간호사가 해서는 안 되는 의사가 꼭 해야 되는 이런 업무들은 간호사 더 이상 안 하겠다. 이게 의사의 업무이고 간호사 업무는 아니었기 때문에.

☏ 진행자 > 그 근본적인 문제는 의대 정원이 묶여있어서 의사 수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 아닌가요?

☏ 장숙랑 > 맞습니다. 사실상 의사 수의 부족으로 인해서 의료 현장에 가보면 만성질환자들도 많고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기 때문에 건강 수준이 상당히 복잡해요. 그리고 의료도 많이 복잡하고 병원시스템도 복잡합니다. 그래서 의사의 역할, 간호사의 역할이 딱 구분되지 않고 오버랩 되는 영역들이 또 발생하기는 해요. 그런데 그 와중에서 의사가 부족하니까 그 부분을 간호사에게 조금씩 떠넘기는 방식으로 그런 직종도 만들어지고 또 그 직종에게 부여해서는 안 되는 불법적인 의료인의 업무 중에서 의사만 해야 하는 업무까지도 맡겨지는 거죠.

☏ 진행자 > 여러 가지 얘기가 있습니다만 저희들이 시간이 조금 부족해서 제한돼 있으니까 몇 가지 주장에 대해서만 여쭤볼게요. 의사들은 뭐라고 얘기했냐면 의협에서는 간호사 단독 개원, 간호사가 혼자서 병원 개원하는 법이 간호법이다. 근데 제가 법률가로서 간호법 쭉 보니까 단독 개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은 없는데 왜 의협에서는 이런 식의 주장을 하는 건가요?

☏ 장숙랑 > 사실 단독 개원은 불가능해요. 이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호사들이 장기요양법에 의해서 방문간호센터를 개원하는 건 현재도 가능해요. 그건 의료기관이 아니라 장기요양시설이고요. 장기요양기관이고 또 거기서 방문간호 업무를 하려면 의사의 지시서가 있어야 되거든요. 다시 말하지만 지역사회든 병원에서든 간호사 한 직역이 혼자서 독자적으로 개업해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 진행자 > 첫 번째 간호사 단독 개원, 저도 법안을 다 봤는데 없는데 왜 주장하실까 하는 궁금증 첫 번째고요. 두 번째 간호조무사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만 간호조무사를 할 수 있고 대학 졸업한 사람은 간호조무사 못한다, 이렇게 학력을 제한하는 게 이거 신카스트제도다 이렇게까지 정부여당 쪽에서는 얘기했습니다. 이거 학력 제한하는 조항이 있나요?

☏ 장숙랑 > 그것도 역시 규정은 없어요. 간호법에는 없는데 현재 간호조무사들의 학력을 보면 대부분 대졸이시거든요. 우리나라 대한민국 청장년의 대학졸업자 비율이 OECD국가 중 최고 1위인데요. 어떻게 대졸이 안 된다고 규정할 수가 있겠어요. 어느 직종을. 고졸자만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 진행자 > 오히려 고등학교는 최소한 졸업을 해야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다라고 저는 읽히는데 법률가인 저는.

☏ 장숙랑 > 맞습니다. 그렇고요. 단지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자 그 이상으로 학력 조건이 명시되어 있는 거죠.

☏ 진행자 > 그 다음에 소위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역, 응급구조사 등은 어떤 우려를 하고 있냐 하면 의료기관 밖으로 간호사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응급구조사의 업무까지 간호사가 할 수 있게 될 소지가 있다. 저는 이 부분도 간호법 법안 내용에서는 못 찾았거든요. 제가 잘 못 찾은 건가요?

☏ 장숙랑 > 맞게 찾은 거 맞으시고요. 응급구조사들도 마찬가지로 업무 범위가 잘 명확하게 규정돼야 할 것 같아요. 응급구조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가 굉장히 많고 소중한데 그런 것들을 규정하는 게 업무 지침 정도지 사실상 구체적으로 지지받거나 그렇지가 못했고 그러면서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인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간호 쪽에서 뭔가 업무 범위를 바로 세우려고 하니까 응급구조사 측에서는 이게 혹시 오버랩 되는 부분에 있어서 뺏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건데 뺏기는 게 아니라 누구든지 환자를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빨리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거거든요. 환자 중심으로 본다면. 그렇게 봐야 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말하자면 그렇다면 지금 현행 간호법에는 단독 개원, 간호조무사의 학력 제한, 응급구조사 등 타 직역 침해가 되는 그걸 보장하는 법안은 없지만 이 법이 단초가 돼서 결국은 그쪽으로 가지 않겠느냐 하는 걱정에 근거한 건가요? 그러면 지금 이 반대하는 논리는.

☏ 장숙랑 > 네, 맞습니다. 걱정에 근거한 거라서 근거 없는 사실상 그냥 왜 이렇게 불안감이 조성되어 있고 이것을 걱정하고 그 걱정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그래서 반대의 이유가 됐는지 저희도 굉장히 안타깝고요. 사실 그분들의 그 직역의 잘못이거나 그렇다라기보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보건의료계에서 의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무에 대한 정당한 처우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상당히 그동안 배제되어 왔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같이 일어난 거라고 보고 저희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간호사도 응급구조사도 간호조무사도 다 같이 중지를 모아서 이걸 바로 세우는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 진행자 > 저도 법안을 보고는 이건 그냥 불안감인데 어찌 보면 미끄러운 비탈길에 간호법이 딱 들어서게 하는 게 아닐까라고 하는 그런 불안감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실제보다 굉장히 정치권이나 언론을 통해서 증폭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는 들었습니다. 타 직역에서 이렇게 불안감이 증폭되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 장숙랑 >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제는 의료기관 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현장에서도 다양한 돌봄, 정말 너무나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돌봄 영역에 다양한 전문가들의 전문성들이 필요한 일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잘 몰라요. 그런 과정에서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들을 잘 마련해 줄 수 있는 어떤 법적인 체계라든지 또 그런 걸 역할과 업무를 조정해 줄 수 있는 조정 기전이라든지 우리 사회가 또 정부가 그것들을 잘 조정해 줄 수 있는 기구가 있다든지 그런 논의 구조가 있거나 그런 게 아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지침에 따라 달라지고 정 갈등이 생기면 소송으로 가고, 의료법 위반이냐 아니냐 이런 정도의 법봉에 의해서 그냥 결정돼 버리는 이런 상황으로 너무 오랜 기간 지나온 거죠.

☏ 진행자 > 원래 갈등을 정리하고 해소하는 게 정치권의 역할인데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하는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장숙랑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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