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상' 알리다 흉기 피습…'민주화' 외침 찾아가 남긴 사진 3천장
생각해 보면, 80년 광주는 고립돼 있었고 그래서 당시에는 계엄군의 만행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당시 서슬퍼런 시절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 상황을 이곳저곳 알린 신부님이 있었습니다.
이해선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목발에 의지한 지도 꼬박 40년이 흘렀지만 박창신 신부는 아직도 1980년 5월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박창신/신부 : 광주에서 지금 난리 났다고. 막 시신이 여기저기 있다고.]
고작 1시간 거리 익산인데, 일이 터지고 하루가 지나서야 소문이 전해졌습니다.
[박창신/신부 : 화가 났지. 언론인들이 하는 것을 내가 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못 하고 막혀 있으니까.]
마을을 다니며, '전두환'을 지목한 유인물을 뿌리고 방송을 했습니다.
[박창신/신부 : 스피커로 막 '군인들 때문에 광주 난리 났다'고…]
함께 다닌 신자들은 곧 경찰에 잡혀갔습니다.
중학교 3학년 어린 학생들이었습니다.
박 신부라고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성당 사제관에 괴한들이 들었습니다.
[박창신/신부 : 온 천지 맞고, 그 흉기로 다섯 군데… 그때 여기에 핏자국도 있었고, (경찰이) 조사하고도 발표를 않더라고.]
알리려다, 하반신 마비까지 겪었지만 박 신부는 '기록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박창신/신부 : 좋은 세상을 이루는 현실적인 것을 담아놔야 나중에도 참고가 되잖아요. 나는 열심히 찍은 거야. 그때 내 생활비가 13만5000원인데, 한 달 사진값이 15만원…]
시위 현장 그 자체 뿐 아니라, 시위에 앞서 푯말을 준비하고, 끝나면 맨바닥에 주저 앉아 숨을 돌리는 사람들까지 담았습니다.
[박창신/신부 : (이건) 자녀들이 잡혀서 교도소 갔던 어머니들의 모임을 '민가협'이라고 하는데 최루탄 쏘지 말라고 엄마들이 전경들한테…]
80~90년대 이렇게 찍어둔 사진이 3000장, 모두가 볼 수 있게 기부했습니다.
[박창신/신부 : 아무리 민주화해도 10년이면 잊어버리더라고요. (과거를) 기록에 남겨서… 그러면 그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세상을 볼 수가 있잖아요.]
(화면제공 :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영상그래픽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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