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관심은 큰데…교육 인프라 투자 아쉬워
[EBS 뉴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7일 EBS 뉴스입니다.
최근 K팝과 K콘텐츠 열풍을 타고 해외 국가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를 가르칠 시설과 인력 모두 부족한데요.
한국 문화를 세계 속에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2022년 글로벌 언어학습 플랫폼 '듀오링고'
한국어, 가장 많이 배우는 언어 7위
미국 대학 한국어 수강자
1만 4천 명
K팝·K콘텐츠 열풍 속
한국어 학습자도 증가 추세
교육 인프라는 태부족
기업 투자도 저조
중국·일본의 공격적 투자 속에
한국학 저변 위축
세계 속의 한국어, 과제는?
--------
서현아 앵커
해외 한국학자의 시선에서 본 교육 인프라의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로스 킹 교수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아시아학과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Ross King입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 40년 넘었고요.
그리고 한국어 선생으로 교편을 잡은 지가 32년 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교수님께서는 북미에서 한국어를 알리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해 오셨습니다.
벌써 30년이 넘으셨죠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아직도 많습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아주 놀랍게 그리고 폭발적으로 수요가 지 높아지고 있는데요.
몇 가지 예를 든다면 제가 지금 가르치고 가르치고 있는 UBC에서는 지난 3년 동안에 해마다 추가적으로 한국어 교사 한 명 더 뽑고 싶은데 못 뽑고 있습니다.
일단은 좋은 후보자가 없고요.
그런 와중에 지금 해마다 거의 200명씩 한국어를 꼭 배우고 싶어 하는 그런 학습자를 돌려보내고 있고요.
캐나다 동부 쪽에 있는 토론토 대학에서는 올해 500명이나 돌려보냈답니다.
시설이 너무 교사가 없어서 그래서 그런 것은 한 가지 예이고요.
또 한 가지 통계가 나왔는데요.
지난 10월에 듀오링고라는 외국어 앱 있지 않습니까?
어플 거기 이제 한국어를 등록한 그 학습자 수가 천백만 명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숫자인데요.
그런데 그 대신 지금 북미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 수가 1만 5천 명입니다.
그래서 1만 5천 명 하고 듀오링고로 어설프게 한국어를 그런 앱으로 배우는 학습자가 천백만 명인데 그 괴리가 그 갭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그만큼 지금 수요와 공급 사이에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한국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감당을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어 마을인 숲속의 호수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곳은 어떤 곳입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숲속의 호수라는 한국어 마을은 제가 1999년에 설립을 했고요.
한 14년 동안 이끌어 왔다가 다른 일로 제자한테 넘겼는데 18세 이하의 학습자한테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몰입식 immersion 환경에서 가르치는 그런 환경인데요.
저희 목표는 평생 한국어 학습자를 만드는 것인데요.
숲속의 호수를 거쳐가는 거의 모든 소위 villager가 villiage이기 때문에 이 villager들이 대학교에 진학할 때쯤 되면 거의 대부분이 한국학하고 한국어를 제공하고 있는 그런 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제 말하자면 숲속의 호수라는 데가 한국학을 위한 파이프라인에 들어가는 입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지금 내년이면 25년 차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다양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는데 지금 북미 지역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어떤 인프라는 충분한 상황입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죠.
외국어를 위한 인프라를 생각하시면 적어도 두 가지가 나와요.
일단은 학습자들한테 주는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중요한데 말하자면 장학금이죠.
그런데 북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특히 대학생들은 3학년 때쯤 되면 교환 학생으로 한국에 나와야 되는데 그러기 위한 장학금이 없다시피 하고요.
그리고 역시 대학원생 차원에서도 조금 전에 방금 숲속의 호수에 대해서 말씀드렸지만 그건 들어가는 파이프라인에 들어가는 입구라고 생각하시면맨 끝에 가장 고급적인 학술 연구를 위한 한국어 교육도 필요한데 지금 성균관대학교에서 성균관 동아시아학술원에서 IUC라고 있습니다.
The Inter Univerisity Center, 바로 북미 유럽 그런 데에서 석사위나 박사학위를 하고 있는 그런 앞으로의 한국학 학자들한테 한자 고급 한국어 학술을 위한 그런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인데요.
역시 장학금이 너무 없습니다.
그래서 오고 싶다는 학습자는 있는데 못 오고 있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그런 인프라가 너무 없어서요.
서현아 앵커
고급 단계로 올라갈수록 더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렇다면 일본이나 중국 정부와 비교하면 한국 정부가 한국어 교육에 투자하는 수준 어떻습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비교도 안 될 만큼 후하죠. 일단은 일본에서는 벌써 70년대 초부터 많이 그런 투자를 많이 해왔는데요.
그래서 90년대 후반부부터 일본 경제도 J-pop도 다 식었지만 그래도 그 인프라에다가 이렇게 투자를 해 왔기 때문에 그래도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의 경우는 인프라조차도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류가 만약에 식게 되면 아무것도 살아남지 않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한국에는 사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어 교육에 투자하는 비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뭐 간단하죠. 아직까지는 한국 기업에서 해외 한국학인 해외 교육 한국어 교육에다가 크게 투자를 한 그런 케이스가 한 번도 없습니다.
저희가 5년 전에 숲속의 호수 1년 내내 쓸 수 있는 그런 사이트를 공사하기 시작할 때는 여기 국내에 계신 분이 한꺼번에 500만 불을 기부를 해 주셨는데 그건 해외 한국학 역사상 가장 큰 기부였는데요.
국내에서는 취재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관심도 없고 이렇게 투자를 하는 그런 개인도 없고 기업도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래서 아직까지는 한국의 대기업들은 자기의 한국 정체성을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에 어느 정도 인기가 그리고 한국 문화가 너무 인기가 좋아져가지고 앞으로 자기 이 회사들의 한국 정체성을 좀 대놓고 그리고 자랑스럽게 세계 무대에 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모두 중요하겠습니다.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어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십니까?
로스 킹 교수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그 얘기가 길어질 텐데요.
그런데 저의 어색한 한국말로 듣기보다는 시청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나온 책인데요.
제목이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맨 마지막에 유일한 외국인인데요.
제가 쓴 글이 나옵니다.
그리고 제목이 '탈 민족으로 탈 국어로서의 한국어와 소프트파워' 그래서 한국 문화와 한국어가 인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단순히 인기가 있다고 해서 소프트파워가 되는 건 아닙니다.
교육 쪽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지만 인기를 장기적인 소프트파워로 바꿀 수 있는 그런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여기 이 에세이에 썼고요.
또 한 가지는 더 이상 민족어, 우리 말, 우리끼리 그리고 국어라는 개념을 이렇게 한국어를 해외로 보급하는 데 사실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수출 모델을 쓰지 않고 여기서 이렇게 포장해서 외국인들한테 보내는 그런 한국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를 할 수 있는 그런 한국어를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K콘텐츠나 K팝에 대한 어떤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소프트 파워로 자리 잡으려면 연구와 교육에서부터 체계적인 투자가 이어져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