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산불 났어요' 정보 공유에 20분?‥소방청, 전화로 산림청에 전달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오전에 강원도 강릉에 또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인근에 요양원 두 곳이 있어서 대피를 준비하라는 명령까지 내려졌는데, 소방서에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6분 만에 산림청 헬기 아홉 대가 곧바로 출동했고, 세 시간 만에 주불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이런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대형 산불을 분석해 봤더니 소방당국에서 산림당국으로 산불 발생 정보가 전해지는 데까지, 최대 20분이나 걸렸고 초기 진화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이준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등성이를 따라 희뿌연 연기가 가득합니다.
작년 4월 10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습니다.
[강원도소방본부 종합상황실] "(강원도 인제군) 원통 교차로 다리 건너 쪽 산 방면에서 연기가 보인다고…"
건조하고 강풍까지 불어 산림당국의 대형 헬기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소방본부에서 산림청으로 산불 발생 정보가 전달된 건 무려 22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한 달 앞서 강릉시 옥계면에도 산불이 났습니다.
동해시까지 번지면서 4천 헥타르가 탔을 때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당시 강풍특보가 발령돼 이곳 마을에서 시작한 불이 주변 산으로 번질 위험이 컸는데도 산림청에 정보 공유는 최초 신고 후 17분 만에 이뤄졌습니다.
두 산불 모두, 소방당국이 경찰에는 불과 1분 만에 정보를 공유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늦었던 겁니다.
최근 2년간 강원도에서 발생한 피해 면적 10헥타르 이상의 산불 10건을 분석해보니 산불 발생 사실이 산림청에 전달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7분 30초였습니다.
반면 경찰에는 평균 2분 정도였습니다.
산불 발생정보 전달이 늦어지면 진화헬기 투입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 야간 같은 특수한 때를 제외하고 산림청 진화 헬기가 현장에 투입된 7건의 사례를 보니, 최초 신고 시간부터 헬기 도착 시각까지 평균 64분이 걸렸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대형 재난에 있어서 (초기) 10분은 평상시 재난대비의 10일과도 맞먹는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협력해서 많은 상황을 함께 끌어가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 생기는 건 산불 정보 전달 체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방과 경찰은 단추 하나만 누르면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이른바 원클릭 공동대응시스템이 있습니다.
소방청, 경찰청 모두 행정안전부 산하에 있어 이미 구축돼 있는 겁니다.
하지만 농림부 산하의 산림청에는 일일이 전화를 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황기성/강원도소방본부 상황총괄팀장] "(주로) 전화를 통해 전달해야 함에 따라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경찰-해경이 운영하는 공동 대응 시스템과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강원도 산불 진화에 나설 수 있는 소방헬기의 담수능력을 최대 1천5백 리터.
이에 비해 산림청 헬기는 한번에 최대 8천 리터를 뿌릴 수 있어 진화 성능이 5배나 높습니다.
산불 진화의 최일선에 있는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의 정보전달이 지금처럼 더디면 산불 피해 현장의 주민들은 계속 헬기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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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양성주(강원영동)
이준호 기자(jebopost@mbceg.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474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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