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초심을 잃게 되면

최현진 기자 2023. 5.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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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67) 이사장은 창설 멤버입니다.

이 이사장은 1990년대 초 부산예대 김지석 교수, 전양준 영화평론가 등과 같이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려고 움직였습니다.

영화제작가협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부산영화학교수자협의회 등도 이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번 기회에 잘못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오늘날의 부산국제영화제를 있게 한 인물로 여러 명이 있지만 그 중 이 이사장의 역할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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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67) 이사장은 창설 멤버입니다. 이 이사장은 1990년대 초 부산예대 김지석 교수, 전양준 영화평론가 등과 같이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려고 움직였습니다. 문정수 시장 등 부산시 공무원들도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문화부 차관을 지낸 김동호 전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사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1996년 9월 13일 개막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의 영화제이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우뚝 섰습니다. 2011년 개관한 ‘영화의 전당’은 부산의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지난 15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이 이사장은 중앙대 영화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경성대·중앙대 교수로 활동하며 부산국제영화제 창설을 주도했습니다. 영화제 초기 수석프로그래머로 뛰었고, 2002~6년 영화제 부집행위원장, 2007~16년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 발전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2018년부터는 이사장을 맡아왔습니다. 지난해 연임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28회를 맞은 영화제가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곪은 상처가 터진 거 같습니다. 사단은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입니다. 집행·운영위원장 등 공동위원장제가 도입된 후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태는 커졌습니다.

영화제는 그동안 이용관 이사장이 오래 관여하면서 이 이사장 위주의 인사와 운영으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 이사장이 전횡을 일삼는다는 불만이 팽배했습니다.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 등 영화계는 허 위원장이 복귀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하는 체제로 전환해 영화제를 안정화해라고 촉구했습니다. 영화제작가협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부산영화학교수자협의회 등도 이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번 기회에 잘못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우리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초심은 보통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오래하다 보면 초심을 잃고 돈과 권력에 취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오늘날의 부산국제영화제를 있게 한 인물로 여러 명이 있지만 그 중 이 이사장의 역할은 컸습니다. 다만 그게 오래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죠. 이 이사장은 이번이 곪은 상처를 도려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길 바랍니다. “사태 수습 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누구 개인의 것이 아닌 부산시민과 모든 영화인을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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