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방조"‥"노조 잡는 여론 선동"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노동절이었죠.
정부의 노동 탄압을 비판하면서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 씨 사건.
오늘 조선일보가 양 씨가 분신할 당시 바로 옆에 다른 건설노조 간부가 있었고, 당시 상황을 보고도 분신을 말리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서 "노조가 동료의 죽음까지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했다"면서, 노동계를 비난했습니다.
이 보도대로 정말 그랬는지, 저희 MBC가 당시 현장 상황을 시간대별로 짚어봤습니다.
차주혁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논란의 시작은 오늘 자 조선일보 보도였습니다.
고 양회동 씨의 분신 당시 모습이라며 지면에는 한 컷, 인터넷에는 넉 장을 올렸습니다.
양 씨의 분신 당시 이를 지켜보는 건설노조 간부 한 명이 더 있었고, 이 사람은 분신을 말리지도 신고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사진을 독자 제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노조가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닌지 의문"이라며 노조의 책임을 부각한 조선일보를 거들었습니다.
사실은 무엇일까?
분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는 모두 7명, 일반인 4명과 YTN 기자 2명, 그리고 건설노조 간부인 홍 모 씨였습니다.
같은 초, 중, 고등학교를 나와 노조 활동을 함께한 9년 선배, 홍 씨는 곁에서 분신을 목격했습니다.
[홍00/강원건설지회 부지회장] "'형님하고 막걸리 먹고 싶다'라고 마지막 얘기하고 불을 붙였습니다. 2미터 앞에서. 그래서 제가 새까맣게 탄 걸 봤어요."
조선일보는 양 씨가 몸에 불을 붙일 때 홍 씨는 이를 막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쪽으로 걸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홍 씨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5월 1일 오전 9시 12분, 양회동 씨는 홍 씨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청 주차장에 와달라고 했습니다.
9시 18분에는 분신을 암시하는 유서를 노조 단톡방에 올렸고 놀란 노조 지부장은 광역수사대에 즉시 신고했습니다.
홍 씨가 현장에 도착한 9시 20분, 양 씨 몸엔 이미 휘발성물질이 뿌려진 상태였습니다.
한 손에는 라이터, 다른 한 손엔 또 다른 휘발성물질이 들려있었습니다.
[김준태/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에 따라 섣부르게 접근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불의의 사고가 날 것을 대비해 대화로 설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9시 31분 양 씨를 설득하지 못한 홍 씨가 노조 지부장에게 빨리 와달라며 부탁하는 사이 양 씨는 끝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습니다.
9시 36분쯤입니다.
[김준태/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 "해당 전화를 했던 동료(노조 지부장)는 '어떻게 해서든 말려라'라고 대답을 한 상황이었고, 목격자(홍 모 씨)는 그에 따라 해당 동료와 통화를 해 줄 것을 열사(고 양회동 씨)에게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건설노조는 초 단위로 자세한 설명이 붙여진 조선일보 사진은 검찰청 종합 민원실 CCTV에서 촬영된 것이라며 '독자 제보'라는 조선일보의 설명과는 달리 검찰이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신선아/건설노조 100인 변호인단 변호사] "검찰청의 CCTV로 추정되는데, 검찰 측 직원이 넘긴 거라고 한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가 있고, 경찰 등 수사기관이 넘긴 거라고 한다면 공무상비밀누설죄가 성립될 소지가 있습니다."
조선일보에 사진을 제공했다던 독자는 누구인지, 노조를 궁지로 몰기 위한 여론 선동으로 고의적인 왜곡 보도를 한 건 아닌지, 건설노조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조선일보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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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임지수 / 영상편집: 배우진
차주혁 기자(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473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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