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세 모자 살인' 남편 무기징역에…검찰, 불복 항소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편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0대 가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은 아내와 아들 2명을 계획적이고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반인륜적인 범행으로, 피해의 중대함과 유족의 엄벌 요구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남천규) 지난 12일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8시 10분에서 30분 사이에 광명시 소하동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부인 B씨(40대)와 아들인 중학생 C군, 초등학생 D군을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후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버린 뒤 2시간가량 인근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외출 후 귀가하니까 가족들이 죽어 있었다"며 119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A씨는 아내와 언쟁하는 일이 잦아지고 자녀와 소원해지자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게됐다. 조사 결과 그는 자녀들이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하게 돼 이 사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다중인격장애, 기억상실로 인한 범행이었다고 주장해 왔지만 정신감정 결과 '정상'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범죄는 반인륜적인 범죄로서 피고인은 배우자와 친자식을 수십 차례 망치와 칼로 살해하는 등 통상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잔혹성을 보인다. 범행 과정에서도 조금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기억상실과 정체성 혼란이라는 피고인 진술은 구체적이고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범행에 이른 것을 보면 정신감정이 의학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범행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