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의 동남아 중소기업 향한 구애는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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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첨단 기술 제재로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화웨이가 디지털 전환(DX)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화웨이가 DX 분야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높은 시장성 말고도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화웨이는 2019년 미중 무역 분쟁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스마트폰 사업자였고 자회사 하이실리콘도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업 퀄컴을 꺾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 업계에서 선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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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SW 접목한 디지털 전환 사업으로 전환
미국 영향력 약한 동남아 시장부터 세력 확장
미국의 첨단 기술 제재로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화웨이가 디지털 전환(DX)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미국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닿는 동남아 시장부터 세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데이비드 왕 화웨이 이사회 이사 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프라 운영 이사회 의장은 17일 선전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콘퍼런스 2023'에서 "금융, 정부, 전력,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웨이의 기술을 접목해 파트너들이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비전을 알렸다. DX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기존 산업 현장에 접목해 생산성을 좋아지게 하는 사업을 말한다. 화웨이가 아태 지역 협력사를 대상으로 콘퍼런스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에는 아태 지역 10개국 1,200명 이상의 협력사 관계자들이 초청됐다.
반도체 규제로 폰·칩 모두 직격탄…DX 사업 택한 이유
화웨이가 DX 분야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높은 시장성 말고도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화웨이는 2019년 미중 무역 분쟁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스마트폰 사업자였고 자회사 하이실리콘도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업 퀄컴을 꺾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 업계에서 선두였다. 미국이 기술 규제의 핵심 타깃으로 화웨이를 겨냥한 이유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이후 화웨이는 스마트폰 자회사 '아너'를 팔았고 하이실리콘도 시장 점유율 0%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여전히 통신 장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통신 장비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서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 분야의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25%에 달하는 비용(약 30조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특히 화웨이 런정페이 창업자의 장녀로 4월 순환회장에 오른 멍완저우가 DX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세안 국가 협력사에 적극 구애…"함께 성공하자"
화웨이는 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들의 경우 DX에 대한 수요는 높은 반면 정보통신(IT)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다. 왕 의장은 "아세안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이 맡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은 DX 초기 단계"라며 "중소기업 협력사들에 안성맞춤인 솔루션을 제공해 성공을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톈진항 스마트 항만 시스템과 라오스 포타쉬 스마트 광산 사례를 소개했다. 톈진항에서는 화웨이가 구축한 5세대(5G) 통신 기반 지능형 수평 운송 시스템이 적용, 컨테이너나 차량이 무인 자율주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톈진항은 컨테이너당 에너지 소비량을 20% 줄이고 크레인의 효율을 평균 20% 끌어올렸다. 라오스 포타쉬 광산에는 지하 300미터까지 화웨이의 통신망을 구축해 보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었다.
화웨이는 이미 헬스케어, 교육, 부동산, 스마트공장, 금융, 소매업 등의 분야에서 DX를 위한 200개 이상의 솔루션을 출시했다. 올해만 해도 60개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왕 의장은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화웨이는 파트너가 성공해야만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고 동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선전=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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