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못지않은 3인3색 송삼동…12년만 '드림하이' 원작 넘을까(종합)
조연경 기자 2023. 5. 17. 19:58
10년 후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쇼뮤지컬 '드림하이'가 1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갖고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 날 행사에는 김은하 프로듀서와 이종석 연출, 최영준 안무감독, 하태성 작곡가를 비롯해 배우 음문석 이승훈 유태양 진진 장동우 심현서 안소명 박규리 오종혁 등이 참석, 새롭게 탄생한 '드림하이'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김은하 프로듀서는 "올릴 수 없을 것 같은 무대를 올리게 됐다"며 감격의 인사를 건넸고, 하태성 작곡가는 "뮤지컬 '드림하이'의 키워드는 '별'이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과 뜨거운 환호를 받는 스타들도 있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관객, 또 함께 완성한 스태프들 모두 스스로를 별처럼 느끼고 별처럼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는 진심을 표했다.
2011년 KBS 방영 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쇼뮤지컬 '드림하이'는 기린예고를 졸업하고 월드클래스 아이돌로 성공한 송삼동과 진국, 사랑하는 꿈을 좇는 제이슨, 윤백희 등 주인공들의 10년이 후 시점을 그린 청춘 학원물이다.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형식으로 무대를 설계, 기본 넘버 뿐만 아니라 춤을 스토리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면서 안무 구성을 15개 정도의 퍼포먼스로 확장하는 변화와 도전을 감행했다.
물론 드라마 OST를 편곡한 뮤지컬 넘버들은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Dream High' 'My Valentine' 'Dreaming'은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드림하이'의 모든 배우들이 노래한 대표 넘버 'Starlight'와, 과거를 회상하는 송삼동과 선생 강오혁의 진솔한 대화가 담긴 'Look in the mirror', 송삼동과 제이슨 진국 윤백희가 다시 만나 부르는 'Fever'는 힙합, 팝핑, 락킹 등 신선한 창작 안무와 어우러진다.
뮤지컬 안무는 처음 맡게 된 최영준 안무감독은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하면서도 "안무 자체를 만드는 어려움보다 장면 장면을 잇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그런 상황마다 이종석 연출님께서 여러 팁과 노하우를 알려 주셔서 잘 연결 할 수 있었다. 댄서 출신인 음문석 배우의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다. '드림하이'를 끌고 가는 핵심 요소 40여 명의 댄서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작이 있는, 더욱이 큰 인기를 끌었던 원작이 있는 작품은 비교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특히 드라마를 뮤지컬화 시켰을 경우 원작 만큼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뮤지컬 '드림하이' 역시 기대만큼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뮤지컬 '드림하이'는 원작에서 김수현이 연기한 송삼동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수지가 맡았던 고혜미 역할은 10년 후 캐릭터를 없애는 등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이에 이종석 연출은 여러 의구심에 대한 연출의 변을 성심성의껏 전달 하면서도 결국 '꿈'으로 귀결되는 '드림하이'의 기획 의도를 강조 또 강조했다. 이종석 연출은 "10년 전에도, 또 10년 후에도 꿈을 꾸고 있는 송삼동과 그 주변 친구들을 통해 우리의 삶과 꿈을 되짚어 보면서 '잘하고 있다. 잘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기존 뮤지컬과 달리 드라마와 넘버 외 춤을 서사의 중심에 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드림하이'는 K팝 스타들의 대거 합류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원작에서 김수현이 연기한 송삼동 역은 음문석 이승훈(위너)과 유태양(SF9)이 캐스팅 됐고, 해외파 춤꾼이자 안무가 겸 댄스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제이슨 역은 니엘(틴탑) 진진(아스트로) 그리, 송삼동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진국 역은 장동우 추연성, 선생 강오혁 역은 오종혁 이현 정동화, 윤백희 역은 박규리 이재이 표바하가 발탁 됐다.
무엇보다 김수현과는 또 다른 매력의 송삼동을 세 명이나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뮤지컬 '드림하이'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비주얼부터 분위기까지 3인 3색 개성을 자랑하는 음문석 이승훈 유태양은 자신만의 송삼동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프레스콜에서 보여준 무대와 센스 넘치는 입담은 완벽한 합격점. 본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기 충분했다.
음문석은 김수현과 비교에 대해 "대극장이고 얼굴이 잘 안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무엇보다 10년 후 이야기라 삼동이도 많은 일을 겪었을 것이고 세월을 제대로 맞았을 수도 있지 않나. 지나친 메소드로 몰입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하면서도 "사실 삼동이 이야기가 실제 내 삶과 비슷하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미친 듯이 한 적이 언제였지' 싶을 정도로 송삼동을 사랑하게 됐다"고 단언했다.
이승훈은 "워낙 유명한 역할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노래와 춤 연습을 많이 했다"며 "근데 삼동이의 특징 중 하나가 사투리를 쓰는 것 아닌가. 내가 부산 출신이다. 30년 전부터 이 역할을 준비한 셈이다. 어머니가 30년 후를 내다보고 부산에 터를 잡으셨다"고 물 흐르듯 이야기 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주얼로 승부수를 띄울 법한 유태양은 "실제 현직 가수로 활동 중이기도 한데, 누구에게나 종종 어려움이 찾아오지 않나. 역경과 고비를 맞닥뜨릴 때마다 '벽을 넘을 것인가. 회피하고 다른 길을 갈 것인가' 선택을 강요 당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벽을 넘었을 때 비로소 스스로 잘했고 결과가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 앞의 벽을 넘어뜨리면 길이 된다'는 대사처럼 '나'를 보여주고 전달하려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최근 멤버 문빈을 떠나 보낸 아스트로 진진은 슬픔을 묻은 채 첫 뮤지컬 도전작 '드림하이'로 에너지 넘치는 활동을 이어간다. 현장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드림하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진진은 "원래 래퍼 포지션이라 뮤지컬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난관을 딛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작품을 만났고 '도전하길 잘했다' 생각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움과 반가움, 그리고 새로움을 더하며 다시 한 번 남녀노수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쇼뮤지컬 '드림하이'는 오는 7월 2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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