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전두환, 여러 차례 5·18 피해자 위로했다?
[뉴스데스크]
◀ 기자 ▶
5·18에 책임이 있는 전두환 씨는 끝내 진실 규명을 외면한 채 최소한의 사과도 없이 세상을 떠났는데요.
전 씨의 최측근이었던 장세동 씨는 어제 언론 인터뷰에서 "5·18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전 씨가 "위로를 전부 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작년 전 씨 사망 당시에도 측근들은 이 같은 주장을 반복했는데요.
[민정기(21년 11월)] "그 당시에 피해자나 유가족들에 대한 여러 가지 저 위로의 말씀 같은 거는 계실 때마다 여러 차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따져봤습니다.
영상으로 확인되는 5.18에 대한 전 씨의 첫 언급은 1988년 대통령 퇴임 기자회견입니다.
[전두환 (1988년 2월)] "광주사태는 우리 근세사에 있어서 가장 불행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기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결을 하지 못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씨는 '불행한 일'이었다, '해결 못해 유감이다'라며 마치 5.18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제3자처럼 얘기했습니다.
그해 11월 백담사로 쫓겨가며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는 처음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전 씨 측근들이 주장하는 '위로'는 이때의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두환 (1988년 11월)] "대통령이 된 뒤에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후회하면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과 한이 조금이라도 풀어질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자신의 자신의 잘못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던 것'으로 국한 시키고 철저히 책임을 회피해, 피해자들은 위로받기는 커녕 오히려 더 분노했는데요.
이후 발언을 보면 전 씨의 왜곡된 인식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전두환 (1989년 12월, 5공 청문회)] "당시 계엄하에서 광주 사태 이전에 서울 등지에서도 각종 시위가 있었으나 평온을 되찾은 반면, 유독 광주에서만 그러한 비극이 발생했던 이유는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5·18의 책임을 오히려 광주로 돌린 겁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아예 5·18을 폭동으로 지칭했습니다.
[전두환 (2003년 2월, SBS 인터뷰)]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계엄군이기 때문에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2017년 회고록에서는 "북한 특수요원들 다수가 무장하고 있는 시위대 속에서 시민으로 위장했을 것"이라는 등 북한군 개입설까지 주장했다가, 법원에서 허위 사실이라며 51군데를 삭제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에 출석할 때는 사과나 위로는 커녕 오히려 짜증을 내는 뻔뻔한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전두환 (2019년 3월)]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이거 왜 이래"
이처럼 전 씨의 언급 어디에서도 피해자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나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끝까지 5·18의 진실을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이유일 겁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 자료조사 : 박호수, 박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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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정은
이준범 기자(ljoon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472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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