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시범사업 형식으로 `비대면 진료` 연장

박대출(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비대면 진료' 합법화 방침을 17일 재확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6월1일부터 시범사업 형식으로 비대면 진료를 연장한다. 비대면 초진과 약 배달은 우선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보건복지부와 함께 개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기존 비대면 진료의 '국민건강 우선', '의료접근성 제고', '환자의 선택권 존중' 3대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범사업 적용 대상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과거 대면진료를 경험해 온 재진환자로 제한했다"면서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감염병 확진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의료기관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섬·벽지지역 환자는 예외적으로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에 대해 "의원급을 원칙으로 하되 병원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며 "허용되는 병원급에 대해선 '해당 의료기관에서 1회 이상 대면진료한 희귀질환자', '수술치료 후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하는 환자' 등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약사들이 반대해 온 약 배달과 약국 자동 배정은 일단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약국도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의약품 수령방식은 본인 수령이나 보호자·지인 대리수령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감염병 확진이 되신 분들에 대해선 보완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열어뒀다.

당정은 시범사업 기간에도 △대상환자 범위 △초진 확대 여부 △의약품 수령방식 등을 평가·보완해나가기로 했다. 박 의장은 "시범사업 적응을 위해 8월말까지 3개월간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며 "당에선 비대면 진료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상시적인 제도가 되도록 의료법 개정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의장은 취재진이 시범사업 기간을 묻자 "기간의 문제가 아닌 여건의 문제"라며 비대면 진료 합법화가 정해진 결론임을 시사했다. 공개 협의회 때도 그는 "코로나19 기간(2020년 2월24일~현재) 중 우리 국민 약 1419만 명이 비대면 진료 3786만 건을 받으셨다고 한다"며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이날 협의회에 참석해 조속한 제도화를 공언했다. 취재진에겐 "코로나19 단계가 경계로 하향조정되면 비대면 진료 자체가 불법이 된다"며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범사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감염병 확진자에 비대면 초진을 허용한 데 대해선 "의료기관으로 가서 또 감염병을 확산할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의약품 수령 관련 "비대면 전담 의료기관 악용, 의료 영리화 위험성, 플랫폼업자의 횡포, 약배달 등에 안전성을 담보할 정책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며 약사계 의견 수렴 등 신중론을 내비쳤다.그는 지난 4월말 복지위 소위에서 입법 논의가 미뤄진 이유를 취재진이 묻자 "법안1소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법안(의료법 개정안)을 30항인가 심의하기로 돼 있었는데 '비대면 부분은 이번에 좀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요구였다"고 해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