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쓰고 짝퉁 꼬리표…거제 거북선 154만 원에 팔렸다

박현철 기자 2023. 5. 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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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경남 거제 거북선(사진)이 154만 원에 팔렸다.

이 거북선은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했고 완성도도 떨어져 '짝퉁 거북선' 논란(국제신문 2011년 12월 29일 자 12면 보도 등)이 일었다.

거북선은 제작 당시 수입 목재인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들통났다.

거북선은 무게가 100t이 넘어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 방안도 마땅찮아 7차 공고까지 입찰자가 없다가 8차 입찰에서 최고가 154만 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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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2010년 혈세 들여 제작, 수입木 사용… 파손 등 부실 논란

- 유지보수만 1억5000만원 투입
- 市, 8번째 입찰 끝에 겨우 매각

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경남 거제 거북선(사진)이 154만 원에 팔렸다. 이 거북선은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했고 완성도도 떨어져 ‘짝퉁 거북선’ 논란(국제신문 2011년 12월 29일 자 12면 보도 등)이 일었다.


17일 거제시에 따르면 일운면 거제조선해양문화회관 앞마당에 전시된 ‘임진란 거북선 1호’가 전날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154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 2월 최초 입찰가는 1억1750만 원이었지만 7차례나 유찰되고 8번째 입찰 끝에 154만 원에 매각됐다.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된 거북선이다. 국비와 도비 등 20억 원을 들여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크기의 3층 구조로 제작됐다. 사료를 토대로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져 ‘1592거북선’으로도 불렸다.

거북선은 제작 당시 수입 목재인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들통났다. 건조를 맡은 업체는 국산 소나무를 사용하도록 한 시방서와 달리 절반 이상을 저가 수입 목재를 사용하면서 부당 이득을 챙겼다. 경남도개발공사는 거북선 건조 업체와 책임감리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위약금을 받는 대신 거북선을 인수하는 법원 강제 조정안으로 마무리됐다.

거제시는 거북선을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시켜 승선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흔들림이 심하고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육지에 전시했다. 이후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리는 현상이 계속돼 그동안 보수공사나 도색 등으로 투입된 예산만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내습했을 때는 꼬리 부분마저 부서져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오자 거제시가 매각을 시도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거북선 제작 당시부터 수입 소나무를 사용해 나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유지보수를 하더라도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처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거북선은 무게가 100t이 넘어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 방안도 마땅찮아 7차 공고까지 입찰자가 없다가 8차 입찰에서 최고가 154만 원에 낙찰됐다. 최초 제작비와 비교하면 0.077%, 최초 입찰가와 비교하면 1.4%에 그친다. 낙찰자는 개인으로 알려졌다.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고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 낙찰자 소유가 된다. 그러나 입찰 규정에 따라 한 달 안에 거북선을 옮겨야 하지만, 해체-이동-재조립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져 잔금 납부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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