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획K] 출산장려금 1억 시대…“현금보다 육아 인프라 확대 효과적”

이규명 2023. 5. 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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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정부와 자치단체가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셋째, 넷째 쌍둥이를 낳은 가정에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자치단체까지 등장했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자치단체의 막대한 현금 지원의 효과는 어떨까요?

보도기획K에서는 출산율 재고를 위한 자치단체의 현금지원 정책을 취재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생아가 귀한 농촌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쌍둥이 형제, 그것도 무려 셋째와 넷째입니다.

부부에게는 아이 한 명당 5천만 원씩 출산장려금 1억 원이 지급됩니다.

괴산군이 셋째 이상 출산장려금을 5천만 원으로 대폭 인상한 이후 첫 사례입니다.

[송인헌/괴산군수 : "대학교 갈 때 입학금, 등록금으로 쓰시면 3학기 정도 된다. 경제적 부담을 많이 덜어줄 수 있고…."]

괴산군의 출산과 육아 지원금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출생아 가정에 산후 조리비 백만 원, 2년 동안 매달 8만 원씩 기저귀 구매비용이 지원됩니다.

[이규형/괴산군 미래전략담당관 : "출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덜어주면서 아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 마련을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쌍둥이를 낳아 막대한 출산 지원금을 받았지만 출산 부부의 육아와 양육 부담은 여전합니다.

괴산에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임완준/셋째·넷째 쌍둥이 아버지 : "민간 산후조리원 자체가 없고요. 제대로 된 소아 의료시설이 없다 보니까 진료를 받으려면 인근 증평이나 청주로 많이 나가거든요."]

충북의 출생아 수는 2019년 만 명대가 무너진 뒤, 지난해에는 7천4백여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도 2018년 1명 이하로 떨어진 후 지속적으로 감소세입니다.

정부가 2009년 4.2조 원 규모였던 출산 지원 예산을 12년 새 12조나 늘렸지만 오히려 합계출산율은 더 낮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현금성 지원 위주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전국 226개 자치단체의 출산 장려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동 1인당 출산 관련 인프라 예산 확대가 출산장려금 지원보다 3배 이상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출산 지원 예산 대부분은 현금성 지원에 머물며 서비스나 인프라 예산은 전체의 13.4%에 불과했습니다.

[박혜림/한국지방세연구원 부연구원 : "서비스·인프라 정책이 출산율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건데요. 같은 예산을 지출했을 때 인프라 예산액 증가가 출산율 제고에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지방 소멸 위기 속 자치단체별 출산장려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제대로 잘 키울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확대가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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