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시간 충전·전기차인 척…'전기차 주차 빌런' 골머리

김소연 기자 2023. 5. 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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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지역 전기차 운전자들이 오랜 시간 전기차 충전구역을 차지하는 방식 등으로 충전을 방해하는 '전기차 주차 악당(빌런)'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전기차 완충 이후 주차료를 대폭 올리거나 다른 차량에 대한 충전방해 행위를 단속하는 등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전기차 충전구역에 주차하는 일반차량과 장시간 주차한 전기차량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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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점유에 갈등 유발
"단속 강화.주차료 올려야"
17일 대전 서구의 한 건물 지하에 위치한 전기차 주차구역 모습. 사진=김소연 기자

최근 대전지역 전기차 운전자들이 오랜 시간 전기차 충전구역을 차지하는 방식 등으로 충전을 방해하는 '전기차 주차 악당(빌런)'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전기차 완충 이후 주차료를 대폭 올리거나 다른 차량에 대한 충전방해 행위를 단속하는 등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0시간 넘게 충전 중인 차 때문에 속 터져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정말 역대급인 것 같다. 차에 번호도 남겨두지 않고 사실상 충전을 핑계로 차를 방치해놓으면 끝인가.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에 한 이용자는 "지난번에 우리 동네에선 80시간 충전 빌런도 봤다"며 "너무 열 받아서 신고했다. 과태료 10만 원이 너무 작게 느껴진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밖에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 "급속충전기에도 20시간 넘게 충전기 꽂아놓는 사람들 여럿 봤다" 등 의견이 쏟아졌다.

이처럼 오랜 시간 충전하며 주차구역을 점유하는 사례와 더불어 차량 충전구에 충전선만 꽂아놓은 채 충전을 하지 않거나 아예 충전선을 연결하지 않는 경우도 대표적인 주차 빌런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가 아닌데도 충전선을 꽂아놓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서모(42·유성구) 씨는 "선만 꽂아놓고 충전을 안 하는 차가 정말 많다. 주차하려고 충전하는 시늉만 한 것"이라며 "전기차가 아닌데 주유구에 충전선을 꽂아놓은 경우도 봤다. 정말 가지각색이다"라고 불평했다.

이처럼 갈등이 이어지자 장시간 주차한 전기차에 부과되는 과태료 또는 주차료를 크게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라 완속충전기에 14시간 이상 주차할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고 있으나 과태료 액수가 너무 작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전기차 충전구역에 주차하는 일반차량과 장시간 주차한 전기차량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장애인 주차구역에서와 같은 상시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시민들이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할 경우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민 박모(34·서구) 씨는 "지자체가 단속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신고도 부지런한 사람이나 하지 보통은 피해만 보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지자체가 나서서 강력하게 단속을 해야 이런 행태가 뿌리뽑히지 않을까 싶다"면서 "과태료도 너무 액수가 작다. 이렇게 주차를 방해하는 사람들은 고의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큰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부합하는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차구역 관련 갈등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데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소유자를 '충전난민'이라고 부를 정도로 충전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상시적 생활충전이 가능하도록 인프라가 마련되는 것이 시급하지만 우선적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 주차공간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당장의 문제 해결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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