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감기약부터 항생제까지 '연쇄품절'…약국가 품절약 구하기 전쟁

코로나 시기 주춤했던 이비인후과 환자 큰 폭 증가 영향…원료의약품 높은 수입 의존도 한몫
약사회 "대체의약품 확보 및 질병 중심으로 품절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강구해야"

최근 약국들 사이로 코 감기약부터 항생제, 위장계통 약품 등 질환을 가리지 않고 의약품 연쇄 품절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코감기 증상에 흔히 처방되는 '슈다페드정'의 품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 다수의 의약품이 품절사태에 놓이자 약사들은 재고 확보에 혈안이다.

17일 대전시약사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조제용 코 감기 약으로 많이 쓰이는 슈다페드정, 슈다펜정, 코슈정 등의 의약품이 품절 상태다. 항생제 후로목스정(세프카펜)과 소화성궤양 치료제인 라미나지액, 위장계통 약품인 마그밀과 디세텔, 듀락칸이지시럽 등이 품절 혹은 수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비인후과 대표적인 코 감기약 '슈다페드정'은 약국들 사이로 귀하신 몸이 된지 오래다. 최근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해당 약품의 원활하지 못한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약국가에서는 대체품을 찾거나 해당 약품을 2-3배 웃돈을 주고 사오는 등의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약사회 자체적으로 신청한 약국 대상으로 500정이 든 1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의약품 균등 공급' 조치를 마련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5월 벌써 3번째 조치로, 모든 약국에 균일한 양의 의약품을 배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신청 시기를 놓치거나 선착순에 밀려날 경우 한정된 수량마저도 공급받지 못하는 등 한계점은 분명하다.

여기에 항생제와 소화제, 위장계통 약품들도 수급 불안정 현상을 빚으며 종목을 가리지 않는 의약품 품귀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원료의약품 수급의 어려움과 갑작스런 환자 폭증, 수요와 공급 불균형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원료의약품 높은 수입 의존도 한몫 했다는 약사회의 설명이다.

약사회에서는 의약품 부족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날을 거듭할수록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입 모으고 있다.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은 "이비인후과 제제를 중심으로 품절 문제가 빚어지고 있으며 체감상 코로나19 시기 감기약 대란 때보다 심각하다"며 "특히 슈다페드정과 슈다펜정 등의 원료가 되는 슈도에페드린염산염의 약가가 1정당 23원으로 저가약품에 속하다 보니 대부분의 제약회사가 마진이 남지 않아 공장라인에서 제대로 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방의약품의 적정한 약가 책정이 필요하며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품절약 대책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