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물도 '탈대전'…"국립박물관 대전 유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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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내 국립박물관 유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황재훈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는 "최근까지도 대전에서 많은 발굴이 이뤄졌지만, 대전시민이 문화유적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은 없는 현실"이라며 "지역의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 국립박물관이 어렵다면 근현대 도시라는 이미지에 부합하고, 테마가 확실한 철도박물관 재유치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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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박물관만 산재해 있어
주요 유물 타지역 유출 심각
국립철도박물관 추진 대안 떠올라
대전지역 내 국립박물관 유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시대,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풍부한 문화 유산에도 불구, 소규모 박물관만 갖춰진 탓에 제대로 된 지역 역사 보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미 대부분의 주요 유물들이 타 박물관 소장으로 넘어가면서 전시물 확보가 어려운 점을 감안, 보유 콘텐츠를 활용해 국립철도박물관 등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17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역 내 등록 박물관은 공립 4곳, 사립 4곳, 대학 7곳 등 총 15곳으로, 국립 시설은 없다.
반면 세종은 국립조세박물관을 포함해 총 7곳의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전과 함께 총 6개의 국립박물관이 집적된 '행복도시 국립박물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충남과 충북의 박물관 수는 각각 64곳, 43곳으로 이 중 7곳, 2곳이 국립이다.
이에 대전의 국립박물관 유치·건립을 위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대전시도 국립대전박물관을 비롯 유학박물관, 민속박물관, 동아시아민족학박물관 등 각종 박물관 건립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중복 투자 문제는 물론 전시물 확보 어려움, 부지선정, 예산 등의 문제로 대부분 무산됐고, 시립역사박물관(2012년)·선사박물관(1991년)이 전부다.
이처럼 제대로 된 박물관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지역 내 발굴 유물들은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지난 1967년 8월 서구 괴정동 유적에선 우리나라 청동기 유물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검은간토기와 세형동검, 청동방울, 거친무늬청동거울 등 17점이 출토됐다.
조선시대 유물도 여럿 발굴됐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국내 최고(最古) 한글편지 '나신걸의 한글편지'와 조선시대 중기에 작성된 희귀족보 등 2000여 점 등이 지역 내 민간인들에 의해 보관되고 있었다.
또 대전시 기념물 15호 '흑석동산성'에선 지난해 10월 발굴조사 과정에서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과 문지(門地), 인장(印章) 형태로 새겨진 명문기와 등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같은 유물들의 상당수는 당시 보관 장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전국 각지에 이관됐다. 일부는 공·사립 박물관 등에 기증되기도 했고, 민간에서 보관 중이거나 증여 및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지역 내 출토 유물들의 현 소재 등은 현황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한국식 동검을 포함한 대전 출토 유물 총 45개를 소장·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과거·현재·미래'을 잇는 지역 역사를 담아낼 국립박물관 건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시민의 역사의식과 지역에 대한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해 지역 문화 유산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미 타지로 이관된 유물이 많고, 전시물 확보 없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경우 동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기존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국립철도박물관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황재훈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는 "최근까지도 대전에서 많은 발굴이 이뤄졌지만, 대전시민이 문화유적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은 없는 현실"이라며 "지역의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 국립박물관이 어렵다면 근현대 도시라는 이미지에 부합하고, 테마가 확실한 철도박물관 재유치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립대전박물관 건립 무산 이후 재추진 관련 논의는 없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비를 확보할 공모 사업 등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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