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특허공법 지역업체 가점 부여 '공식화' 절실

행안부 예규, 업체 선정시 공법 미관련 평가항목 포함 불가
대전시 "집행기준 개정으로 지역업체 가점 부여 가능해야"
타 지역은 비공식적 평가기준 포함하는데…공식화 요구 높아

지자체 발주 공사에 대한 신기술·특허공법 업체 선정 시 지역업체에 가점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관련법에 따라 공법과 무관한 평가항목을 추가할 수 없다 보니 지역업체가 가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가 공식적인 가점 부여를 건의하고 있지만 행정안전부는 지역업체에 대한 가점은 '불공평'을 초래한다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

현행 행정안전부 예규 제231호 '지자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에 따르면 지자체는 발주 공사에 적용할 신기술·특허공법의 추정 금액이 1억 원 이상이면서 타 공법 대비 예산 절감 및 공기 단축 등의 효과가 있으면 자체적인 선정 기준을 만들어 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 선정 기준은 계약 목적물의 성질과 규모 및 기술성,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평가항목으로 짜여진다.

그러나 현행 예규는 평가항목 구성 시 공법 평가와 관련 없는 내용('지역업체' 등)을 포함할 수 없다고 규정해 지자체는 지역업체 관련 가점을 줄 수 없다. 신기술·특허공법 업체 선정 관련법이 정부나 지자체 사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중소기업 상생발전 차원의 지역업체 가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는 행안부에 관련 평가항목 작성 시 지역업체에 대한 가점 부여를 공식화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또 타지역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지역업체와의 공동 참여를 유도해 기술 제휴 등을 진행, 지역업체 기술 발전과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엇비슷한 기술력 수준을 갖춘 업체가 여럿 있으면 지역업체를 우선 선정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자는 차원에서다.

심지어 일부 지자체에선 현행 예규를 넘어 지역업체에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지난 2021년 강북정수센터 배출수질 개선시설 시스템 공법 평가기준에 가점사항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고려 항목을 넣었다. 서울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서울 또는 경기도 소재의 본사를 둔 업체에 대해 2점의 가산점을 부여했다. 부산시도 명장 제1정수장 DAF설비 공법 평가기준에 지역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가점항목 10점을 넣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타지역의 경우 위반 내용이 없다고 판단해 지역 업체 가점을 넣은 것 같다. 이에 차라리 지역업체 가점을 명시적으로 부여해 통일성을 갖추자고 요청한 것"이라며 "지역업체를 이용하면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등에도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지역업체에 대한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업체 가점 부여 시 타지역 업체의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에게 평가항목 구성의 자율성을 부여한 것은 좀 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선정하라는 이유에서다. 지역업체에 대한 가점을 주는 것은 본 취지에 어긋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