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대관람차, 제2의 출렁다리?
[KBS 대전] [앵커]
이 내용 취재한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보도국 이용순 경제팀장,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에서는 출렁다리 완공 소식이 줄을 이었는데 요즘에는 대관람차가 대세인가 보네요.
[답변]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봅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여가생활로 등산이나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다면 점점 가족 단위 체험 여행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출렁다리나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의 대명사로까지 굳어진 느낌인데요.
여기에 실증을 느낀 관광객들 눈에 대관람차가 들어왔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대관람차라는 게 사실, 새로운 관광시설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오히려 철 지난 듯한 오래된 시설이잖아요.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삽교호 관광지 대관람차도 대전 엑스포 때 설치됐던 걸로 30년이나 지나 사실, 고물 취급을 받아왔던 겁니다.
시간을 되돌린 듯한 대관람차 인기 비결에 보령시나 주변 상인들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는데요.
나름의 인기 비결이 있었습니다.
[앵커]
삽교호 유원지도 참 오래된 시설이잖아요.
인기 비결이 뭔지, 궁금하네요.
[답변]
두 단어로 정리하면 MZ세대와 레트로 관광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MZ 세대들은 낯설고 새로운 걸 사진으로 찍어 SNS로 공유하는 자체를 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잖아요.
여기에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넘긴, 나이 서른의 낡은 대관람차는 뭔가, 마음의 위안과 낭만을 줍니다.
이런 트렌드가 이른바 레트로 관광이라는 건데요.
이 두 가지 요소가 만나면서, 그러니까 레트로 감성의 대관람차가 MZ 세대 감성을 자극하면서 삽교호 관광지가 단기간에 뜰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걸 따라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대관람차 설치 경쟁을 벌일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기사에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서울시를 비롯해 지역에서는 세종시와 보령시가 대관람차 설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진행 상황이 제일 빠른 건 보령시로, 2~3년 내에 원산도에서 대관람차가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현재 국내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대관람차는 지난해 강원도에 들어선 '속초아이'가 유일한데 보령 원산도에도 대관람차가 설치되면 판도가 바뀔 거라고 말했습니다.
원산도에서는 주변 섬들과 대천해수욕장과 태안 안면도까지 보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경관은 없을 거라고 장담했는데요.
원산도 대관람차는 보령시 소유의 토지에 들어설 예정이라 민간업체가 공사를 마치면 보령시에 시설물을 기부채납 하되, 일정 기간 운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별한 관광시설이 없는 세종시도 금강 변에 대관람차를 세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면, 도시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고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기 때문에 제2의 출렁다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거군요.
실제, 출렁다리가 관광객을 모은다는 소문이 나자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해 전국에 2백 개 넘게 설치되면서 사실 매력을 잃게 되지 않았습니까.
[답변]
사실 대전에서도 대관람차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는 있습니다.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엑스포 전시관 터에 대관람차를 세우면 야간 불빛 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검토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대전시는 꿈돌이랜드를 철거한 마당에 이른바, 제2 엑스포 유원지 조성안을 당장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영호남 몇몇 지자체에서도 대관람차 설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속초나 삽교호 사례처럼 주로 바다나 호수를 끼고 있는 데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지는데요.
아직까지는 검토 단계에 그치고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출렁다리 경쟁에서 배운 게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시설이 잠깐 관광객을 불러세울 순 있지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따라 하기 급급해 만든 시설의 인기는 일회성에 그치기 마련입니다.
안전관리와 유지보수를 위해 해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점 또한, 무시 못 할 부분입니다.
이용순 기자 (sh655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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