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요?”...김선영 이윤지의 의미 있는 만남 ‘드림팰리스’[MK현장]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5. 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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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드림팰리스’ 포스터
김선영 이윤지가 현실의 또다른 단면을 담은 ‘드림 팰리스’로 만났다.

1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드림 팰리스’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가성문 감독과 배우 김선영 이윤지 최민영이 참석했다.

‘드림 팰리스’는 남편의 목숨값으로 장만한 아파트를 지키려는 두 여자의 고군분투를 담은 소셜 리얼리즘 드라마다. 2019년 하반기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가성문 감독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해결되지 않는 시위를 하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엮었다. 이 영화는 미분양 사태가 번졌던 2010년도의 어떤 사건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건설회사나 부동산 정책을 통해서 아파트가 할인 분양을 하는데, 입주민들이 힘을 합쳐 싸우기보다 기존 입주민이 새로운 입주민을 막아서는 게 흥미로웠다.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사회적 참사의 유가족도 비슷한 양상이더라. 책임자들은 책임을 방기하고 남은 자들끼리 싸우는 모습이,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같은 양상을 보여서 이걸 엮어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극 중 인물들이 각자 내면의 짐을 가지고 산다. 그걸 같이 짊어질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 김선영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소탈하고 희극적인 인물을 하기도 했지만, 되게 깊은 인물을 하기도 하는 인상적인 배우다. 혜정도 복잡하고 분열적인 인물이라 같이 하게 됐다. 이윤지는 어떤 영화의 택시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사를 봤는데, 짧은 분량에도 삭발했더라. 그렇게 인물을 완성하는 배우라 세상의 화살을 맞는 인물이라 깊은 마음을 가지길 바랐는데 만나 뵙고 꼭 해주셨으면 싶더라. 최민영은 오디션을 봤는데, 여백의 미가 있어서 매력적이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김선영. 사진|‘드림팰리스’ 스틸
가족의 드림 팰리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혜정 역의 김선영은 제20회 아시안필름페스티벌(로마아시아영화제)에서 “부조리의 무게를 짊어지고 폭발하는 연기”라는 극찬과 함께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남편을 잃고 어린 남매를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수인 역은 이윤지가 맡아 열연했다. 최민영은 혜정의 아들 동욱 역을 맡아 활약했다.

김선영은 “시나리오 읽었을 때 가장 강력하게 느낀 건 남편의 목숨값을 합의하고 왔는데, 그런 이야기를 집중한 작품이 있었나. 내가 그들의 삶을 주목했었나 싶었다. 인간이 욕망을 갖는 건 당연하다. 혜정이란 인물의 욕망이 이기적이거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혜정 캐릭터에 대해 “남편의 억울한 죽음 후로 강해졌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런 거다. 사람이 너무 고통스러우면 평범한 게 부럽지 않은데, 그 평범함이 절실할 수 있다”며 “저는 연기할 때 이해하면 그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배우가 이 인물을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이런 의미를 가지고 생각하면 연기할 때 다 드러난다. 대본 볼 때는 많이 생각하지만, 연기할 때는 공기와 상황에 나를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윤지. 사진|‘드림팰리스’ 스틸
이윤지는 수인 역에 대해 “화장 안 한 역할이 처음이다. 당연하면서도 쾌감이 있었다. 집에서 나의 모습이다. 스크린 가득 채운 민낯이 너무 통쾌하더라. 이번에 노메이크업이라 만족했다. 제발 선크림을 발라달라고 할 정도로, 수인에겐 당연하게 몰입할 수 있는 설정이라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선영과 호흡에 대해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영화 저편에 있는 시간이 두텁게 설정돼서 그걸 박차고 나오는 입장이지 않나. 과거의 시간과 갈려 버린 현재가 나오니까 그런 부담이 컸다. 선배가 절 칭찬해줄 때도 언니의 에너지를 듣고 있으면 됐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가림막을 두고 이야기하는 설정이 많다. 혜정이란 인물도 강하지만 그 뒤 너머에 있는 혜정의 에너지도 느꼈다. 강함과 여림을 동시에 표현하는 배우였다. 그저 듣기만 하거나 수인으로 제대로 있으면 언니와 케미가 잘 나올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선영은 “40대 아줌마 두명이 자식의 결혼사나 자식을 향한 사랑이 주제가 아닌 두 여자의 서사가 있는 시나리오를 만나서 반가웠다. 작은 영화지만, 40대 아줌마들이 만나서 연기할 시나리오가 없어서 되게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윤지랑 하면서 하는 동안에는 거의 대화를 많이 못 했다. 저도 현장에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윤지도 그랬다. 끝나고 나서 우리의 만남이 계속 떠올랐고 이윤지의 눈이나 눈빛이 떠올랐다. 끝나고 나서 끈끈함 그리움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도 이윤지와 만남이 의미가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최민영. 사진|‘드림팰리스’ 스틸
최민영은 “동욱을 연기하면서 동욱의 역할은 혜정이란 인물에게 자극을 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어떤 걸 계산하거나 고민하거나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본에 잘 짜여져 있어서, 왜 동욱이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들을 찾으려고 했다”며 “김선영 선배와 거의 모든 신을 같이 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에너지와 밀도를 느꼈다. 그 밀도와 에너지를 따라가는 게 벅차기도 했는데,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가성문 감독은 용기가 필요한 영화였다며 “이 영화가 중요하게 다룬 테마는 빌런은 따로 있다. 진짜 나쁜 놈은 보기 힘들고 나쁜 놈을 대변하는 놈을 만난다. 우리가 서로 사이가 안 좋고 탓하지만 혜정과 수인이 그렇게 된다. 그런데 서로의 잘못이 아니다. 진짜 빌런은 따로 있고, 우리의 불행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는 거다. 우리 삶이 왜 이렇게 작동하는지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다. 현미경으로 우리 삶을 들여다보고 진짜 빌런이 따로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응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드림 팰리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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