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짓더니 예산없어 철거도 못해… 애물단지된 울산 북구 체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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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불법으로 지은 배드민턴장이 철거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뜯어내지도 못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북구는 이 체육 시설이 불법인 걸 알면서 지었다.
당시 해당 시설과 관련한 공무원 5명이 문책 등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잘못된 행정 관행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한다는 등의 이유로 1억6500만원이 삭감됐고, 철거실시설계용역비 명목의 1500만원만 확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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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허가받은 후 슬그머니 용도변경
불법 적발에 안전논란 겹쳐 2023년 운영중단
철거비 1억8000만원 못 구해 논란 가중
울산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불법으로 지은 배드민턴장이 철거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뜯어내지도 못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이런 ‘꼼수’는 2015년 울산시 종합감사에서 바로 들통났다. 울산시 감사 결과서를 살펴보면, 2014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하천부지에 임시 사무실을 건립하면서 나머지 땅은 공유수면인 하천으로 점용 및 사용 허가를 할 수 없는데도 허가했다고 돼 있다. 또 임시 사무실 건립으로 협의한 뒤 실제로는 배드민턴장을 지었다고 나온다. 당시 해당 시설과 관련한 공무원 5명이 문책 등 처벌을 받았다. 감사에 적발된 후에도 불법 배드민턴장은 최근까지 버젓이 사용됐다. 배드민턴장 대체 부지를 찾는다는 등 여러가지 변명을 앞세워서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장마로 배드민턴장 앞 하천이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배드민턴 출입로까지 사라져 사용이 어려워졌지만, 불법 시설이어서 세금을 들인 진입로 정비를 할 수 없었다. 여기에 시설 안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불법 체육 시설이 다시 조명받았고, 결국 올해 1월이 돼서야 운영이 중단됐다.
불법 체육 시설을 뜯어내는 일도 녹록지 않게 됐다. 북구는 1억8000여만원의 세금을 들여 오는 9월까지 시설을 뜯어내기로 했고, 추가경정예산을 짜 북구 의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잘못된 행정 관행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한다는 등의 이유로 1억6500만원이 삭감됐고, 철거실시설계용역비 명목의 1500만원만 확보됐다. 북구 관계자는 “6월에 다시 예산을 추가 확보해 올해 안에는 철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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