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 캐나다 손잡고···K배터리 초격차로 달린다
加, 2차전지 원료 리튬·니켈 풍부
"배터리 공급망 안정 필수 협력국"
워킹홀리데이 쿼터 3배 늘리기로
광물·청년세대 교류 확대 MOU
G7·정상회담···尹 '외교 슈퍼위크'
윤석열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공동성명 외에 핵심 광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이 한층 공고해졌다. 캐나다는 세계 2위의 천연자원 공급국인데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2차전지 생산의 핵심 원료를 풍부하게 생산하는 자원부국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가 K배터리 제조용 소재 확보를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나라로 꼽혀왔다. 캐나다 역시 핵심 광물 개발과 청정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해 이번 MOU는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성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호주·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캐나다 등에 이르기까지 K제조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원부국과의 정상외교를 잇따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48분 가까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오랜 우방이자 혈맹”이라며 “자유·인권·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양국의 전통적 우방 관계는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윤 대통령이 지난 1년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놀랄 만하다 할 수 있다”며 “굉장히 큰 도전이 우리의 눈앞에 닥쳐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우리의 결의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지난해 9월 캐나다 오타와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이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핵심 광물 분야에서의 협력과 청년 세대의 교류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MOU 두 건을 체결했다. 이후 양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 ‘향후 60년간 더욱 강하게’를 발표했다. 우선 두 정상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의 채굴·제련·교역·재활용 등 전 사이클에 걸쳐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실무자 간 워킹그룹이 설치된다. 수소나 탄소포집 기술 등 청정에너지 전환에서도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이 공동성명과 별도로 핵심 광물 협력에 대한 별도의 MOU에 서명한 것은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니켈·코발트·망간(NCM)이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의 생산량과 기술력 측면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5위의 니켈 생산국이다. 양국이 각각 ‘2차전지 생산’과 ‘핵심 광물 채굴’ 분야의 중심축을 맡고 있어 협력의 시너지가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광물 업체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수산화리튬·황산코발트 등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양국 기업들의 협력 역시 확대되고 있다.
양국은 미래 세대의 교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도 합의했다. 양국 정부는 이날 서명된 ‘청년교류에 관한 MOU’에 따라 기존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기존 연 4000명이던 워킹홀리데이 비자 쿼터를 1만 2000명으로 세 배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쿼터가 없는 호주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로 6500명인 일본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이외에도 양국 정상은 지난달 시작된 정보보호협정 체결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정상회의에서 체결됐던 인공지능(AI) 협력 MOU를 실행해 양국 기업과 연구기관의 공동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트뤼도 총리와 가진 공식 만찬 자리에도 경제인들을 초청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해 국내 경제계 인사 9명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역시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라며 “평화와 번영을 위해 캐나다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방끼리 협력한다면 미래는 낙관적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외교 슈퍼위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귀국한 직후에는 한독정상회담을, 22일에는 한·EU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G7 정상회의 기간 중에도 한미일 정상회담은 물론 G7 회원국과 초청국 가운데 최소 3~4개국 정상과 약식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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