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농로에도 심었는데’…투기성 외면한 중토위에 ‘비난’
[KBS 대구] [앵커]
경북농업기술원 이전 발표 직후 농민들이 나무 수만 그루를 심었는데도 국토부는 전부 보상해주라는 처분을 내렸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강하게 드러나는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국토부에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북 농업기술원 이전 예정지입니다.
2017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일대 전체가 벼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5월 29일 보도/KBS 9시 뉴스 : "(경북)농업기술원 청사는 오는 2020년 공사를 시작하고 2021년까지 이전 작업을 모두 마무리 할 계획입니다."]
발표 뒤 이곳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항공사진을 비교해봤습니다.
2017년 논이 있던 자리에, 2019년 나무들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1,2년 사이 이렇게 갑자기 나무가 심긴 논이 40여 필지에 달합니다.
특히 심은 나무의 둘레는 휴대폰 너비밖에 안 되고 나무 사이의 간격은 1미터가 채 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보상비를 받기 위해 생장을 고려하지 않고 빽빽히 심은 겁니다.
[동네 주민/음성변조 : "수십 년 동안 벼 농사 지었던 곳인데, 농업기술원이 들어온다고 언론 발표가 나고 나니까 보상받기 위해서 나무를 심었거든요."]
심지어 농로에까지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곳은 원래 사람들이 지나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면 어린 무궁화 나무가 아주 빽빽하게 심겨져 더이상 사람들이 지날 수 없게 됐습니다.
서류상으로도 투기 정황은 발견됩니다.
사실상 브로커 역할로 추정되는 조경업자가, 농민 30명과 보상비를 7대 3으로 나누기로 계약서를 쓴 데다 이들 농민들은 이듬해 동시에 농업경영체 상 작목을 벼에서 조경수로 변경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투기꾼들한테 이 보상금을 준다면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정말 잠 못 잡니다. 개개인의 세금으로 나가는 거니까."]
정상적으로 보상에 합의한 선량한 농민들을 우롱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한 투기꾼들은 합법화한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에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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