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취자 의식 있더라도 보호 필요시 응급실로"

정진형 기자 2023. 5. 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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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주취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며 관리 소홀 논란이 일었던 경찰이 앞으로 의식이 있더라도 보호가 필요한 주취자는 응급실로 옮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규정을 손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주취자 보호조치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지난 2월9일부터 3월까지 50여일간 총 13차례 회의를 갖고 주취자 보호 관련 향후 진행 로드맵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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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찰 TF 50일간 운영해 결과보고
메뉴얼에 '보호조치 필요자' 신설
대부분 현장 조치…병원 인계 0.7%
지자체·병원과 보호시설 확대 협의
용혜인 "관계기관 연계 협력해야"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지난해 9월10일 오전 제주 연동지구대 경찰관들이 순찰 중 노상에 주취자가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귀가 조처하고 있다. 2022.09.10. oyj4343@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지난 겨울 주취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며 관리 소홀 논란이 일었던 경찰이 앞으로 의식이 있더라도 보호가 필요한 주취자는 응급실로 옮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규정을 손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주취자 보호조치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지난 2월9일부터 3월까지 50여일간 총 13차례 회의를 갖고 주취자 보호 관련 향후 진행 로드맵을 확정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2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을 팀장으로 하는 TF를 꾸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F 운영 결과보고를 보면 우선 '주취자 보호조치 메뉴얼'이 개정됐다.

종전에 단순 주취자, 만취자로 구분해오던 것에 '보호조치 필요 주취자'를 신설한 것으로, 이 경우 의식이 있더라도 정상적인 판단·의사능력이 없는 주취자는 응급의료센터 등 보건의료기관으로 옮기는 게 골자다.

의료기관에서 이송을 거부할 경우에는 주취자의 상태와 날씨, 장소 등을 고려해 보호조치를 하기로 했다. 다만 가급적 보호시설로 인계해 경찰관서에서 맡는 것은 최소화하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또한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취자 보호조치 체크리스트' 개선안을 마련해 현장 실증 과정을 거쳐 이달 내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는 현장 경찰관과 현장 자문단으로부터 ▲소방·의료계 적극 참여를 위한 법제도 개선 ▲부담을 완화시킬 명확한 근무 지침 ▲지자체 보호 시설 확충 등의 의견이 나온 데 따른 것이라는 게 TF의 설명이다.

실제 주취자 관련 112신고 처리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전체 신고건수 1911만7453건 중 주취자 관련 신고가 97만6392건으로 5.11%를 차지했다.

신고에 따른 조치를 보면 지난해 기준 현장 조치가 6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귀가조치(15.2%), 병원인계(0.7%), 보호조치(0.6%) 순이었다.

이에 대해 TF는 보고서에서 "보호조치 과정에서 사망·중상해 등 결과가 발생할 경우 경찰관이 민·형사상 및 징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대응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TF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의료기관 등도 주취자 보호 의무를 갖고,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와 보호시설을 설치해 운영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 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밖에 각 시도경찰청 별로 지역 내 병원과 응급의료센터 신설 협의를 진행하고, 지자체에도 임시 쉼터 등 보호시설 설치를 요청했다고 한다.

용 의원은 "주취자 보호문제는 경찰이나 의료기관 단독으로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속가능한 해법을 마련하려면 경찰, 의료기관, 지자체, 소방 등 관계 부처와 기관의 연계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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