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구치소' 과밀 수용… 공간도 의료진도 '부족' [현장, 그곳&]

김경희 기자 2023. 5. 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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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 최일선… 4년 만에 문 개방, 사회 복귀 위한 ‘교정 행정’ 이해
고질적인 정원 초과 문제 시달려... 구치소장“사회적 범죄 예방 노력”
17일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구치소 기자 초청 참관 행사에서 면회실을 둘러보고 있다. 수원구치소 제공

 

수원특례시 팔달구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수원구치소. 17일 굳게 닫혀 있던 이곳의 문이 열렸다. 최근 범죄자의 교정·교화를 통한 사회 복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교정 행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19년 8월 이후 4년 만에 언론에 문을 연 것이다. 

수원구치소는 높은 빌딩을 구치소 건물로 사용하고 있어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에 시달리는 곳이다. 도심형 구치소의 특성상 코로나19 등의 감염병은 물론 화재에도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오히려 수용 인원은 정원의 120%에 달하는 상황이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와 소지품을 모두 맡긴 뒤 굳게 잠긴 철문을 거쳐 수용거실로 들어서자 ‘120% 초과 수용’이라는 단어가 무용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5평 남짓한 수용거실의 정원은 10~11명. 그러나 현장을 찾은 기자들과 직원 등 불과 3~4명이 거실 안으로 들어서자 답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10명의 수용자가 똑바로 눕는 것조차 어려워 지그재그 형태로 교차로 누워야 하는 정도의 크기였다. 정원 자체의 감축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원구치소는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잠을 자는 자리의 순번까지 정해주고 있었지만, 특히 무더운 여름철이면 잦은 충돌은 불가피해 보이기도 했다. 

운동 공간 역시 2천여명 이상의 수용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외운동장과 각 층별 실내 운동장이 있긴 했지만, 일반적인 교정시설에서 주기적으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정신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등 처벌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수용자들도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의사 1명과 의무부장만이 모든 수용자를 감당하고 있었다. 전문적인 의료진을 통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고충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물론 인권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수원구치소는 ‘가족이 있는 범죄자의 경우 출소 후에도 재범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외부에 있는 가족들과의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심사를 거쳐 선별한 수용자가 잠깐이라도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가족접견실에는 알록달록한 색감에 각종 장난감들도 눈에 띄었다. 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접견을 활성화해 방문이 어려운 가족들도 계속해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이홍연 구치소장은 “수용자의 처우 개선과 인권 보장을 위해 많은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며 교정·교화를 통한 사회적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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