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제도, 재산권 제한 과도” vs “상속재산 기대권 보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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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17일 이씨를 비롯한 다섯 명이 청구한 두 건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병합해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실제 유류분 제도는 1977년 도입 당시 상속 재산이 주로 아들 또는 장남에게 돌아가던 상황에서 여성과 다른 자녀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게 주요 입법 목적이 있었다.
이날 헌법심판에 나온 법무부는 "유류분 제도는 가족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상속인의 경제적 보호를 위해 여전히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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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권리 보호 위해 만들어진 법
청구인측 “핵가족화·성평등 실현 등
제도 정당성 상당 부분 상실 위헌”
법무부 “입법 후 시대 변화는 인정
제도 존폐 입법으로 결정을” 주장
A씨의 딸들이 이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피상속인(고인)의 뜻대로 모든 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한 ‘유류분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민법 제1112조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자녀는 상속분의 2분의 1, 부모·형제자매는 3분의 1을 유언과 무관하게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별안간 상속분을 빼앗기게 될 처지에 놓인 이씨와 그의 두 아들은 유류분 제도는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2. 장학재단을 세운 김모씨는 재단에 자신의 재산을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2019년 5월 사망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장학재단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장학재단은 김씨의 자녀들과 벌어진 소송 도중 “유류분 제도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헌재에 관련 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청구인 측은 유류분 제도가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해 재산권과 같은 기본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류분 제도는 1977년 도입 당시 상속 재산이 주로 아들 또는 장남에게 돌아가던 상황에서 여성과 다른 자녀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게 주요 입법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핵가족화 및 평균수명의 연장, 여성의 권리신장 등에 따라 유류분 제도의 정당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는 게 청구인 측의 주장이다.
청구인 측 강인철 변호사는 “평균 수명이 연장돼 (상속인인) 성년 자녀가 늘었는데 이런 경우 부양의 필요성이 요구되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피상속인과 연락을 않고 지냈거나 불화가 있는 경우에도 서류상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속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법감정에 반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외국에서 교육받거나 (재산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는 사람이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주장하면 유류분 제도가 속칭 ‘불효자 양성법’으로 비칠 여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일부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이는 국회 입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상속권을 제한하고, 유류분의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제외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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