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노총 도심 난장 집회… 그냥 넘어가면 정부 근간 무너진다

민노총 건설노조 노조원들이 16·17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등 도심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16일 밤샘 서울도심 노숙 집회는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넘어도 한참 넘어선 불법 행위다. 건설노조는 16일 낮부터 서울 도심 교통을 가로막고 집회를 여는 데서 모자라 광화문 사거리 광장과 태평로 인도, 청계광장, 덕수궁 돌담길에 돗자리와 텐트를 치고 노숙했다. 일부는 술판을 벌였다. 노상 방뇨까지 목격됐다. 이들이 투기한 쓰레기가 2.4톤 트럭으로 40대분에 달한다고 한다.

민노총 건설노조의 집회로 서울 도심은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해 시민들은 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17일 아침에는 인도를 장악하고 드러누운 노조원들로 인해 출근길 시민들이 통행에 방해받은 것은 물론 투기된 쓰레기로 인해 불쾌감을 경험해야 했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술병과 담배꽁초, 남은 음식물 등으로 인해 서울 도심은 난장판 그 자체였다. 민노총 건설노조 지도부는 17일 낮까지 대형 확성기로 투쟁을 독려했고 노조원들은 '윤석열 퇴진' '윤 정부 끝장내자' '건설노조 사수' 등이 써진 머리띠를 메고 도심 도로의 절반을 점유하며 연 이틀 서울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지난 1일 몸에 시너를 뿌리고 극단적 선택을 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를 '열사'라며 그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민노총 건설노조 다른 간부는 동료의 분신 행동을 바로 옆에서 보고도 휴대폰을 보는 등 딴전을 피우며 방관했다. 그러고선 양모 씨의 생명이 거의 끊어질 쯤 다가와 오열하는 위선을 보였다. 노조 투쟁을 위해 생명을 제단에 올리는 사악한 짓이 아닐 수 없다.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단식하는 데서 나아가 이젠 민노총의 투쟁방식은 지금까지 듣도 보지도 못한 '도심 장악 난장판 노숙'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앞으로 어떤 기이한 투쟁방식이 출현할지 모를 지경이다. 민노총 건설노조의 도심 점령 노숙 난장판 집회는 그 불법성이나 시민에 끼친 충격 면에서 봐도 반드시 책임자를 찾아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과 대우조선해양 불법 파업에 법과 원칙으로 대응했던 데서 크게 후퇴하게 된다. 민노총의 도심 난장 집회를 그냥 넘어가면 윤석열 정부의 근간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