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부권 행사에 ‘수술실 간호사’ 준법투쟁… 진료 차질 우려

이정한 2023. 5. 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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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간호사 단체가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관행으로 해오던 '간호사 업무 외 의료행위' 등을 거부하고 이를 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료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간협은 간호사와 환자,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신고센터를 운영해 불법 업무 사례를 수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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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에
업무 외 의료 행위 등 거부 나서
간협, 19일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한 달간 면허증 반납 운동도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간호사 단체가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관행으로 해오던 ‘간호사 업무 외 의료행위’ 등을 거부하고 이를 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료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7일 서울 중구 간협 회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간협이 제시한 불법 업무에는 대리처방과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튜브(tube) 및 T-튜브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이 포함됐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관련 향후 대응방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원래 간호사가 이런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동안 병원 내에선 관행적으로 간호사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지시하는 일이 많았다. 이른바 ‘수술실 간호사’로 불리는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대표적이다. PA 간호사들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일하면서 수술 보조와 시술, 처방 등의 행위를 해왔다.

준법투쟁이 장기화하면 의료기관에서의 수술이나 진료 등에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와 전공의를 투입해 공백을 막더라도 한정된 의사로 PA 간호사의 업무를 모두 대체할 수는 없어서다. 다만 PA 간호사들은 간호부서가 아닌 진료부서에 속해 단체행동 참여를 강제하긴 어렵다는 게 간협의 설명이다. 대신 간협은 간호사와 환자,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신고센터를 운영해 불법 업무 사례를 수집할 방침이다.

이런 투쟁 방식은 간호사가 법을 어기는 게 아니라 지키는 행동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간협은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고 연차 투쟁에 나선다. 간협 관계자는 “연차 사용 일시를 정해준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 계획대로 연차를 사용하면 되고, 환자에 피해를 주는 단체행동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한 달간 면허증 반납 운동도 벌인다. 거부권 행사에 따른 반발의 표시이자 복지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간호협회가 대리처방과 수술 등 불법 의료행위를 거부하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으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시민들은 간협의 단체행동에 일부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의료 현장 공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코로나 때 간호사들이 힘들게 일하는 거 보면서 간호법이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간호법을 요구하는 간호사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혹시라도 병원 갔을 때 직역 간 갈등으로 치료를 잘 못 받을까 걱정되긴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간호법에 대해 재투표에 나서겠다는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부결시키겠다고 맞섰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은 간호법에 대한 국회 재투표에 나서겠다”면서 “국민 건강권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민주적 절차대로 국회법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간호법 재의요구한 것을 민주당이 표결에 부친다면 당론으로 부결시키기로 채택했다”고 했다.

이정한·김나현·유지혜·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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