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PT·런치 필라테스'…점심시간 알뜰히 내 시간으로 쓰는 직장인들

이지현 기자 2023. 5. 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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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은 저만의 휴식 시간이죠. 굳이 팀 사람들이랑 같이 보낼 필요도 없고요. 휩쓸려서 밥 먹고 카페 가는 것보다, 좀 바쁘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 씨·28세)

5년 차 직장인인 김 씨는 일주일에 세 번씩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6개월째입니다.

점심시간이 빠듯해 운동을 한 뒤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해야 하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김 씨는 강조합니다.

그는 "저녁에는 야근이나 약속이 생겨서 운동을 못 하는 때가 많은데 점심에 미리 해 두면 저녁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며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체력도 좋아진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76.6%)은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신이 소속된 팀원, 부서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은 20.3%에 불과했죠.

'점심시간은 오롯이 나만의 휴식시간'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설문조사 결과로 보입니다.

점심시간에 여유 시간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57.4%는 '수면'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건 '운동(30.1%)'이었습니다.

“스트레스 풀려고”, “시간 아까워서”…땀 흘리는 직장인들



직장인들이 점심에 운동을 하는 이유는 제각각입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 모 씨(35)는 "오전에 업무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점심시간에 잠시라도 회사를 벗어나서 운동하고 땀을 흘리고 오면 몸도 개운해지고 머리도 가벼워져서 되도록이면 꼭 운동하러 오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한 헬스장에서 만난 배 모 씨(30)는 점심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운동을 다닙니다.

배 씨는 "다른 회사에 비해 점심시간이 조금 긴 편이라, 약속이 있지 않은 날은 점심시간에 항상 운동하러 온다"며 "매일 밥 먹고 카페를 가다 보면 시간을 허비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운동을 오래 하니까 체력도 좋아져 일할 때 덜 피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러 온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이지현 기자〉

'런치 PT·런치 필라테스'…백화점 문화센터도 나섰다



이런 직장인들의 수요에 맞춰 회사가 많은 지역의 헬스장에서는 점심시간을 활용한 30분 정도의 짧은 퍼스널 트레이닝(PT) 수업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장 관계자는 “보통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가 되면 직장인분들이 운동하러 많이 오신다”며 “하루에 보통 50~60명 정도는 운동하러 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이 길지 않으니 그 시간을 활용해 짧게 PT 수업을 받고 가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의 한 백화점은 직장인들을 위한 문화센터 강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평일 오전 11시 50분~오후 12시 40분에 맞춰 운동·꽃꽂이·재테크 등 수업을 진행하는 거죠.

문화센터 관계자는 "점심시간 강좌 중에서는 운동 강좌가 인기가 많아 매달 거의 마감된다"며 "직장인들이 대부분 점심시간을 활용해 수업을 들으러 온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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