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 하늘을 보고싶다" 5.18 최초 희생자 이세종 열사 43주기 추모식

6월까지 전북대 박물관에서 추모 사진전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17일 전북대학교 민주광장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전북기념식'과 '이세종열사 43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전북대 학생들이 이세종 열사 추모비에 헌화하며 추모하고 있다.2023.5.17/뉴스1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제43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개최됐다.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17일 전북대학교 민주광장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전북기념식'과 '이세종열사 43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정치인 등 10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진행됐다.

올해 행사는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를 주제로 마련됐다. 기념식과 추모식 외에도 녹두꽃 시민합창단 합창 등 문화공연을 통해 그날의 의미와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5.18 관련 애니메이션 '운동화 비행기'도 상영됐다.

이날 기념사는 민주화 관련 원로들이 먼저 발언의 기회를 갖던 예년과 달리 지역 청년 활동가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5월 정신을 젊은이들이 계승한다는 차원에서다.

신인철 전북희망나눔재단 청년활동가는 “대학시절 이세종 열사를 기리는 추모식에 참여하며 과연 나도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가치와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며칠간 고뇌했다”면서 “민주주의는 민주열사들의 피와 땀으로 쟁취한 것인만큼 그 뜻을 이어받아 오늘을 좀 더 뜻깊고 값있게 살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는 “이세종 열사의 고등학교 8년 후배지만 그때는 이런 일들이 정확히 알려지지도 않았었고 암울했었다”며 “43년이 지난 오늘 5.18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전북도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은 “5.18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전북교육청도 민주주의의 가치와 인권의 정신을 올바로 아이들에게 교육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녹두꽃시민합창단이 17일 오후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기념 전북행사에서 '그날이 오면' 등 공연을 하고 있다.2023.5.17/뉴스1

전북대 농학과 2학년이었던 이세종 열사는 1980년 5월18일 새벽 1시 전북대 제1학생회관 건물에서 농성을 하던 중 건물에 진입한 7공수 부대원들에게 쫓겨 옥상으로 올라간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불의에 항거하다 숨을 거둔 이세종 열사는 5.18 최초 희생자로 기록됐고, 이 희생은 5.18 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자 도화선이 됐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대는 이세종 열사를 역사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1985년 제1학생회관 앞에 기념비를 설치하고, 이곳을 이세종 광장이라 명명한 뒤 매년 5.18 관련 단체들과 추모식을 열고 있다. 1995년 2월에는 15년 만에 이세종 열사에게 전북대 명예 학위가 수여됐다.

전북대는 오는 6월30일까지 박물관 중앙홀에서 이세종 열사 추모 사진전을 개최한다. 전시되는 이세종 열사의 유품은 2010년 유가족이 전북대 역사관에 기증한 것이다. 전라고 재학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과 친필이 남아있는 고교 교재, 전북대 농과대학 수험표 등과 이 열사가 사망 당시 입고 있었던 피 묻은 의복, 시신을 덮었던 교기 등의 사진이 공개된다.

전북행사위원회 관계자는 "폭동으로 오도되고 묻힐 뻔한 그날의 시민항쟁이 민주화운동으로 바로 세워지기까지 긴 세월 헌신해온 많은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닌 쉼 없는 진행형인만큼 오월의 정신이 깨어있을 때 오월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etswi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