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사퇴 압박에… 이재명, 결국 김남국 윤리특위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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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수십 억원대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를 두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징계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변 위원장은 "김 의원에 대한 양당의 징계안 제안설명을 듣고, 그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자문위에 회부하는 게 적정한 절차"라며 "다만, 자문위에 가급적 빨리 자문 결과를 윤리특위로 송부해달라는 의견을 첨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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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안 국회문턱 넘은적 없어
실제 징계로 이어질지 미지수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수십억 원대 코인 보유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 제소했다.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번 '코인 논란'에 대한 '늑장대응'을 이유로 사퇴론까지 거론하며 압박하자 이재명 대표가 결국 제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소속 의원 20명의 이름으로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김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 적시된 징계 사유는 국회법 및 국회의원 윤리 강령과 국회의원 윤리실천 규범에 따른 품위 유지의 의무, 직무 성실 의무, 청렴 의무 위반이다.
윤리위 제소는 이 대표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이 상임위 활동 시간에 코인을 거래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국회의원 공직자 윤리 규범을 엄중하게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리위 제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에서 추진하는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과 관련한 진상조사단 활동도 종료됐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도 이날 "(진상조사단 활동은 ) 사실상 종료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윤리감찰단과 관련해서도 그는 "윤리감찰단은 상임위 중 코인 거래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본인이 인정했고 그 건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는 것이어서 윤리감찰단도 더 이상 다른 업무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이같은 결단을 내린 이유는 이번 사건에 대한 '부실 대응' 책임론이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비명계인 설훈 의원은 지난 14일 당 '쇄신의총'에서 이 대표 면전 앞에서 '당대표직' 하차를 직접 거론했고, 연이어 비명계 의원들은 거듭 사퇴론을 거론했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총에서 나온 재창당) 결의가 진정하고 실효성이 있으려면 기존의 구조물이고 쇄신의 대상인 이 대표와 그 맹종파에 대한 조치가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쇄신한다는데 과연 누가 주체이고 누가 대상인가. 쇄신의 대상자가 주체로 나서면 먹힐 수 있을 까.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지도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소명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지만, 몇몇 비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 관련 지도부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하고 윤리특위 제소 또는 상정을 주장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으로 계파 간 갈등이 빚어지고 당 지지율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심지오 이 대표를 향한 재신임 및 사퇴론까지 거론됐다"며 "악재가 연이어 겹치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김의원에 대한 징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회부 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자고 주장했다.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숙려기간을 지나 자문위로 넘어가면 최장 80일까지 소요돼 (징계 절차가) 지연된다"며 "국민들이 공분하고 계신 만큼 여야 간사 합의로 자문위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바로 김 의원 제명안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김미애 의원도 "국민들은 윤리특위가 어떤 조치를 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최소한 자문위를 생략한 후 바로 본회의에 회부하는 것만이라도 의결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맞섰다.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어느 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해서 그것을 단죄해 마녀사냥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시급하다고 절차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반대했다.
김회재 의원도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윤리특위에 회부됐는데 우리도 법을 안 지킬 수는 없다"며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서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소속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은 "자문위 의견 청취는 임의조항이 아닌 의무 조항"이라며 "국회법상 자문위 의견을 듣는 건 생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양수 의원은 "만약 자문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면 최단기간 내 자문위 심사를 마쳐 일정을 당기자"고 주장했다.
이에 변 위원장은 "김 의원에 대한 양당의 징계안 제안설명을 듣고, 그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자문위에 회부하는 게 적정한 절차"라며 "다만, 자문위에 가급적 빨리 자문 결과를 윤리특위로 송부해달라는 의견을 첨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이같이 공방을 벌이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르면 '공개회의에서 경고', '공개회의에서 사과', '30일 이내 출석 정지', '제명' 등 4가지 징계가 있다. 제명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21대 국회에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장석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30일 국회 출석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대 국회는 징계안이 43건이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가결은 0건이었다. 19대는 39건의 징계안이 올라왔찌만 성폭행 수사를 받던 심학봉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제명안이 윤리특위에서 가결됐다. 18대 국회는 54건의 징계안 가운데 성희롱 의혹을 받던 강용석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제명안이 윤리특위에서 가결됐지만 본회의에선 부결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리특위에서 가결되고 본회의까지 가는 데 80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야당인 민주당 입장에선 시간을 벌어보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검찰수사가 더 빠를 수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윤리특위에서 결정을 내리는 방칙을 취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윤리특위에서 앞서서 조치를 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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