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성장률 뛰어넘은 ETN… 국채 등으로 투자영역 확장

김태일 2023. 5.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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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증권(ETN) 규모가 어느덧 1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365개 ETN 지표가치총액은 11조6777억원(1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원유, 천연가스, 금, 구리 등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으나 CD금리, 중국증시 대표지수(CSI), 탄소중립, 폐기물처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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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12조… 작년보다 29%↑
원유 등 원자재 선물 투자 위주서
CD금리·탄소중립 등 범위 확대
상품수도 연내 400개 돌파 예상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규모가 어느덧 1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조6000억원 가까이 추가됐다. 원자재 선물 등에 한정됐던 상품 범위가 국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으로 확장된 덕분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365개 ETN 지표가치총액은 11조6777억원(1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조1030억원) 대비 28.28%(2조5747억원) 불어났다. 2020년 말(4조1458억원)과 비교하면 2년 반 사이 2.8배 이상 커졌다.

지표가치는 투자자가 만기까지 ETN을 보유하면 증권사로부터 상환받는 금액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가치(NAV)와 대응되는 개념이다.

성장 속도는 ETF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말 78조5116억원이던 ETF의 전체 순자산가치는 93조4411억원(16일 기준)으로 19.01% 커졌다. 같은 기간 ETN 성장률보다는 9.27%포인트 낮다.

ETN 상품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93개로 100개에 못 미쳤으나 2021년 말 222개, 2022년 말 343개로 대폭 확대됐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안에 400개를 넘어갈 전망이다.

질적 개선도 이뤄졌다. 과거에는 원유, 천연가스, 금, 구리 등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으나 CD금리, 중국증시 대표지수(CSI), 탄소중립, 폐기물처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로 등 지역별로도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가 채권에 한해 3배 추종 상품 출시를 허용하면서 메리츠증권이 그해 12월 국채 3·5·10·30년물에 각각 3배 인버스·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총 8개 상품을 상장했다.

빠르게 커진 ETN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속속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 시장은 2014년 삼성·신한·한국·미래에셋·NH·KB증권 등 6개사로 시작했으나 이후 대신·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이 참여했고, 지난해 4월 마지막으로 입성한 키움증권까지 총 10개사가 맞춰졌다.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ETF가 시장을 선점한 데다 아직은 금속·곡물·에너지 등 현물시세를 따르는 상품이 다수인 만큼 지표가치와 상품가격 간의 차이(괴리율)를 고려해야 한다.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은 항상 상장폐지 위험을 안고 있기도 하다. 2020년 '마이너스 유가' 사태 당시 경험한 원유ETN 손실 우려는 여전히 잊히지 않은 상태다.

일부를 제외하면 퇴직연금 자금을 흡수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펀드인 ETF와 달리, ETN은 파생결합증권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퇴직연금감독규정상 만기에 원금 대비 손실이 40% 넘는 상품에는 퇴직연금 투자가 불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이 나오면서 투자자의 선택권이 확대된 동시에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면서도 "하지만 금융당국의 요건 완화로 상장폐지되는 종목도 증가하고 있어 투자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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