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되새긴다"… 국힘 의원 전원, 민주 1박2일 광주行
與, 호남민심 보듬고 외연 확장
野, 악재돌파 위해 지지층 결집
특히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대표로 한 여당 청년 정치인은 5·18 전야제부터 참석하는 등 5·18과 관련한 지도부의 설화(舌禍) 논란을 매듭짓고 호남 민심을 달래는 행보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전야제부터 다음날 기념식까지 1박 2일 행보에 나서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최근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논란 등 '트리플악재'에 휘청이는 민주당은 호남 텃밭이자 정치적 심장인 광주에서 지지층 결집을 토대로 정국 반전의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이날 참배에는 정청래 최고위원과 민형배 이병훈 조오섭 의원 등 광주가 지역구인 의원들이 동행했다. 광주 지역 30·40 청년 정치인들도 동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첫 일정으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고개를 숙였다. 검은 양복 차림의 이 대표는 먼저 1987년 민주화운동 중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던 이철규 열사 묘에 분향하고, 고인이 자신과 나이가 같다는 설명에 "우리 다 동시대인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2016년 쌀값 보장 촉구 시위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숨진 백남기 농민 묘역에서는 "참 희생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87년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 최루탄을 맞아 숨진 고 이한열 열사의 묘역과 지난 1월 별세한 이 열사 모친 고 배은심 여사 묘역도 잇따라 참배했다. 특히 이 대표는 배 여사 묘역으로 이동하던 중 출입로 바닥에 묻힌 이른바 '전두환 표지석'을 지르밟고 지나갔다. 전두환 표지석은 전씨가 1982년 전남 담양군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웠던 것인데, 광주·전남민주동지회가 1989년 이를 부순 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이곳에 묻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시내를 동료 의원과 당원, 지지자들과 행진하면서 민주당의 텃밭이자 정치적 고향인 광주와 호흡했다. 이 대표는 오후 6시께부터 1시간 가량 당 지도부와 의원단 등과 함께 수장초등학교에서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을 거쳐 전야제가 열리는 본무대까지 5.18전야제민주평화대행진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면서 광주 시내를 천천히 전진했고, 지지자들은 이 대표에게 "이재명 화이팅" "민주당 화이팅" 등 응원을 보냈다. 이 대표는 30분 정도 전야제를 감상하다가 자리를 들 때도 수십 미터 가량 줄을 서서 응원하는 지지자와 광주시민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다만 광주에 온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호남에 대한 진정성과 가치를 되새기 위해 18일 소속 의원 전원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를 찾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우리 당 의원들 전원이 (5·18기념식에) 참석한다"며 "현역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당협위원장 43명도 함께 간다"고 밝혔다.
현역의원 115명 중 현재까지 90여명이 특별열차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민 최고위원,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등 국민의힘 청년대표단은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부터 참석한다. 이준석 전 대표와 친이준석계 인사도 이날 광주에서 민주 묘지에 참배하고 전야제에도 참여했다.
이 사무총장은 "우리 당원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내일 최대한 행사에 참석해 5·18의 의미를 되살리고 이 가치를, 5·18이 우리의 역사에서 무엇인가를 되새기는 이런 행사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특별한 사유가 있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전원 참석이 원칙으로 세워졌고 국무위원들도 대다수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정강 정책에 5·18을 기록했고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집권여당으로서 충실히 따르고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설화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1년의 중징계를 내린 뒤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면서 논란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좌클릭 행보를 통한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 최고위원과, 설화 관련 징계 직전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태영호 의원은 5·18 기념식 공식 행사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4일 비공개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발언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한 것'이라는 발언을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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