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국회·靑 거친 정치권 `엄문어`… "내년 종로구 판세도 예측해 볼까요"
MZ세대 민주당 이탈은 핵심 지지층 4050과 미래비전 충돌 때문
정치권 잔뼈굵은 실력파 평론가지만 "저는 아직 C급정도로 생각"
'MZ세대 한국생각' 저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정치권 '엄문어'(엄경영+문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다. 축구 전 국가대표 선수 출신 이영표 해설위원이 경기 결과를 정확히 맞춰 '문어 영표'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엄 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해 '엄문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엄 소장이 내주 빅 데이터를 분석해 정치·선거 분야에서 MZ세대(2030)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담은 저서 'MZ세대 한국생각'(부제 : 데이터로 본 세대전쟁·젠더선거, 아마존북스)를 출간한다. 득표율, 투표율, 각종 사회지표, 여론조사와 같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엄 소장은 17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한 마디로 요약하면 데이터로 본 세대전쟁, 젠더선거의 총망라"라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다루다보니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어, 과거 경험이나 옆에서 본 것들을 재미있게 녹여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4·7 재·보궐선거 이후 2030이 선거 승패를 좌우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커졌다. 언론, 학계, 여론조사업계 등에서 2030에 대한 많은 연구와 조명이 있었다"며 "그러나 단편적이거나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2030이 정치, 선거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정면으로 다룬 본격 평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계기가 돼 좋은 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엄 소장은 "MZ세대의 민주당 이탈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은 4050이다. 그러나 보니 현금복지 확대, 연금개혁 회피, 노조 중시 노동정책, 북한·중국 의식, 기업에 대한 적대적 태도 등이 자주 관찰된다. 민주당의 정체성이자 일종의 비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이것들은 2030의 미래와 충돌한다.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2021년 4·7 재보궐선거, 2022년 대선, 그해 지방선거에서 2030의 일부가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그 결과 민주당 패배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 여성은 남성과 다른 길을 걷게 된다. 2030 여성은 페미니즘, 세월호 참사, 탄핵정국 등의 여파로 진보 색채가 강해졌다"며 "2030 여성의 진보 성향은 유럽, 미국 등에서도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 남성이 국민의힘 쪽으로 결집하자 여성도 덩달아 민주당 결집이 심화된다. 2022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20대 여성의 김동연 민주당 후보 득표율은 70%를 넘어서기도 했다(JTBC 출구조사)"고 말했다.자신의 정확한 여론조사 예측 비결도 소개했다. 엄 소장은 "간단하지만 매우 정확한 방식이 있다"며 "직전 선거 3개 정도를 각 지역구별로, 당선권 정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을 산출하고 선거 분위기, 여론조사, 판세, 인물 경쟁력 등을 비교하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판세를 예측한다면 우선 직전 선거 3개(2022년 6월 지방선거, 같은 해 3월의 대선, 2020년 총선)의 국민의힘 후보, 민주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 산출한다. 그리고 최근 서울 지역의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마 후보의 경쟁력, 내년 총선의 핵심 구도(윤석열 vs 이재명 심판)를 살펴보면 어느 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
엄 소장은 "2020년 총선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선거를 예측해 민주당 180석을 정확히 맞췄다. 이 때문에 '엄문어'란 별칭을 얻은 것"이라면서 "사실 각 당에선 텃밭이 있고, 수도권이나 충청권도 국민의힘, 민주당 우세지역이 대부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실제 접전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엄 소장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평론가다. 1999년 국회의원 인턴으로 시작해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경험한 그는 2012년엔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 부소장, 전라북도여론조사심의위원회위원 등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여론조사 쪽 전문성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분야에 특화된 측면도 있다. 데이터, 세대, 젠더 등이 전문 분야인 셈"이라며 "선거 때마다 여러 매체에 기고도 하고 일부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다만 A급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대략 C급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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