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이념·상황 달라도…'오월영령' 추모 한뜻(종합)

최성국 기자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2023. 5. 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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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여야 정치인 등 정계 추모 발걸음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해야" 한목소리…전우원 참석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공동취재) 2023.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기자 = 소속과 이념, 처한 상황은 서로가 달랐지만 오월영령을 향한 추모에 한뜻을 모았다. 정치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오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 의미를 더 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는 하루종일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은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를 찾아 동시 참배했다.

퇴임 후 처음으로 5·18묘지를 찾은 문 전 대통령은 5·18민중항쟁추모탑 앞에서 분향, 묵념으로 오월영령을 기렸다.

이어 1묘역과 2묘역을 찾아 광주상고 재학생이었던 문재학 열사의 묘, 독재정권에 맞섰던 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넋을 기렸다.

문 전 대통령은 김범태 국립묘지소장에게 "어린 희생자가 많느냐"고 묻고 희생자들의 이야기 등을 들은 뒤 묘비석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던 각화중학교 1~3학년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자리를 옮긴 문 전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 묘소와 위르겐 힌츠페터의 비석을 둘러봤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묘역으로 향하는 도중 앞서 오월영령을 참배하고 묘지를 빠져나오는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일행과 교차하기도 했으나 인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을 졌다"며 "우리 국민들이 이만큼 민주주의를 누리는 것도 5·18 민주항쟁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5·18민주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일을 앞둔 17일 오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묘역을 살피고 있다. 2023.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오후 1시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의원과 함께 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묘역에 잠든 희생자들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추모했다.

이 전 대표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도도하게 흘러온 5·18 정신의 강물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도록 더 노력하고 정진하겠다'고 적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망월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3.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오후 4시30분쯤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참배가 이어졌다.

당 지도부와 광주지역 의원, 청년 정치인들과 함께 망월동 5·18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은 이 대표는 묵념 이후 이한열 열사, 백남기 농민, 이재호 열사 등의 묘역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3주년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두환씨의 손자인 전우원씨도 이날 오전 5·18 추모식에 참석, 유족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며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원씨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당하신 분들께 잘못을 사죄드린다. 제 가족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기에 항상 죄의식을 갖고 잘못을 사죄드리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인사들과 5·18유가족, 전씨의 핏줄이 같은날 한 자리서 오월영령의 넋을 기려 소속·이념·상황을 떠난 진정한 희생자 추모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오월 영령을 참배한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5·18정신 헌법 수록을 위해 정치인들이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며 "재임 시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개정안을 마련해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았다"며 현 정부에 전문 수록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5·18뿐만 아니라 그 외 다른 민주화운동, 역사 모두 헌법 전문에 기록될 가치가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던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지킬 때가 됐다.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내년 총선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여당이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5·18을 폄훼와 정쟁의 대상이 아닌 자랑스럽게 배우는 가치로 만들어달라"면서 "내년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진행해 원포인트 개헌을 진행해 줄 것을 영령들 앞에 선언해달라"고 촉구했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5·18에 대한 아픔과 상처는 아물 길이 없다"며 "헌법에 3·1운동 건립 정신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이 담겨있듯이 이제는 5·18정신도 하루라도 시급하게 헌법전문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정신은 불의에 대항하는 정신이고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정신이며 공동체 정신이다. 오월정신을 토대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면서 민주주의를 필울 때 오월영령도 편히 눈감고 억울한 희생이 자랑스러워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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