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코스피 상장사 이익 반 토막... 금융 위기 이후 최악
지난 1분기(1~3월)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이 반 토막 나며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의 부진이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 622개 상장사의 1분기 순이익(연결 기준)은 18조842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25조6779억원)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5조1657억원으로 작년 1분기(53조2592억원)보다 53%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상장사들의 이익이 50% 이상 줄어든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82% 감소했었다.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은 697조37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 늘었다. 그런데도 이익이 급감한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파도가 여전히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올 들어 반도체 경기는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역대급으로 악화됐다. 1분기 D램(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평균 가격은 작년 4분기보다 20% 하락했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작년 동기(14조1214억원)보다 95%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분기 2조8596억원 흑자에서 올해 3조402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로도 코스피 상장사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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